코스피200 '-28%' 뚝 떨어질 때..."그래도 잘 버텼다" 선방한 ETF

김지현 기자
입력 2026.11.08 06:00 수정 2026.11.08 06:00
시가총액 가중 지수와 동일가중 지수 ETF 추이 비교/그래픽=이지혜

우리나라와 미국 증시에서 AI(인공지능)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속하는 기술주들의 주가가 흔들리면서 시가총액 비중을 그대로 반영하는 지수 추종 ETF(상장지수펀드)보다 동일가중 ETF 수익률이 최근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대형주 등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영향이다.

6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TIGER 200동일가중' ETF의 최근 1개월 수익률(분배금 재투자 기준)은 이날 기준 -14.92%다. -28.59%를 기록한 'TIGER 200'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미국 대표 지수 역시 동일가중 수익률이 더 높다. 같은 기간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과 'TIGER 미국S&P500'은 각각 3.97%, -4.47%로 집계됐다.

동일가중이란 지수 내 시가총액과 상관없이 같은 비중으로 종목을 담는 전략이다. 코스피200 동일가중은 200개 종목을 0.5%씩, S&P500 동일가중의 경우 500개 종목을 0.2%씩 편입하는 셈이다. 특정 종목으로 쏠림 없이 분산투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동일가중 ETF의 강세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AI 기술주들의 주가 급락이 자리 잡았다. 네오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부채 부담과 메타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전환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막대한 자금조달 발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수익성 우려가 불거졌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압승을 거두며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될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반도체로 꼽힌다. 빅테크의 경우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연되면 자금조달 기간을 늦출 수 있어 현금흐름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반면 투자를 받는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납품이 늘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코스피 지수에서 시가총액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수까지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기준 전월 대비 각각 30.6%, 36.2% 떨어졌다.

박승진 하나증권 실장은 "현재 시장의 문제는 AI 트렌드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미래 실적 추정치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밸류에이션(가치)가 싸다고 하지만 어느 순간 실적 추정치들이 후행적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삼성전기 등 AI 관련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상향 조정되면서 코스피 실적 추정치가 올라온 건데, 여기가 흔들리기 시작하니까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덜 빠지면서 선방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집중 투자 위험과 AI 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경우 동일가중 ETF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쏠림 현상에 대응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도주 위주의 장세에서는 상승이 제한되지만 개별 종목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두 가지 상품을 동시에 보유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동일가중 ETF 수익률이 시가총액 가중 지수 ETF보다 높다고 해서 기존에 보유한 가중 지수를 팔고 동일가중으로 갈아탈 시점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시가총액 가중 대표지수는 주도 기업의 교체가 자동으로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장기 코어 자산으로서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

김상율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S&P500동일가중은 시장의 온기가 확산하는 국면에서 코어인 시가총액 가중 대표지수와 함께 담아 가기 좋은 위성 자산으로 삼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