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1명도 안 낳는 대한민국, 소멸한다고?

오진영 기자
2025.12.20 13:00

[이주의 MT문고]-'인구에서 인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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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위즈덤하우스

저출산은 단연 우리나라의 최대 고민거리다. 합계출산율 1.0에도 못 미치는 초저출산이 지속되면서 '가장 먼저 소멸할 나라'라는 불명예까지 얻게 됐다. 해외 석학의 '와! 한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는 농담이 조만간 현실이 된다는 우려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쓴 '인구에서 인간으로'는 이런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아직 문이 닫힌 것은 아니라는 긍정론을 담고 있다. 출산율 2.8에서 1.8로 급감했다 다시 3.0까지 치솟았던 잉글랜드나 웨일스의 사례처럼 우리도 언제든 출산율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초저출산의 사회적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조언도 건넨다.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 역시 저출산을 단순히 소멸 직전의 현상으로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저출산은 비싼 주거비와 불평등한 노동 시장, 출산에서 갖는 여성의 불이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온 '나쁜 결과'지만 극복이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다. 적절한 사회경제적인 대응만 있다면 근거 없는 공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정책적 노력과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는 그간 저출산 정책이 어느 정도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이 너무 많고 문제의 근원을 건드리지 않는 겉핥기식 처방에만 급급해 왔다고 지적한다. 수십조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분야에 투입되는 '허수 예산'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다.

데이터와 숫자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출산 가능 인구의 심리에 대한 분석이 아쉽다. 특정 성별에 편향적인 서술, 사회 갈등에 대한 의도적인 배제도 짚을 만하다.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도 또렷하지는 않다.

저자는 시카고대,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등을 거쳐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인구경제 전문가다. 미국 국립보건원, 미국 국가경제연구소 등 기관의 연구에 참여했으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국정기획위원회 등 우리 정부의 주요 위원회 본위원으로 활동했다. 국내외 학술지에 인구와 노동 등에 관한 100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 '한국의 고령노동' 등의 저서를 썼다.

◇인구에서 인간으로, 위즈덤하우스,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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