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개발원조사업 '셀프평가?" 사후관리 '구멍'

세종=김민우 기자
2015.03.17 16:55

ODA, 종료평가 92% '셀프평가'…'주먹구구'식 중점사업 선정도 문제

정부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사전 사업타당성조사(F/S) 대상 원조사업에 대해 현장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전 사업타당성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고 원조사업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사후 평가는 92%가 자체평가(용역포함)로 이뤄지는 등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성 강화해 사전조사 실효성 높인다" =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은 17일 '현장성을 강화한 사전 사업타당성 조사(F/S)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전 타당성조사사업의 현지조사 강화 △한국 컨설턴트 현지상주 △외부전문가 검토 실시 등이 발표된 내용의 주요 골자다.

정부는 우선 한국 컨설턴트를 현지에 상주시키기로 했다. 컨설턴트는 2~3개월동안 현지에 머물며 현지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업실시기관과 업무 협의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사전 사업타당성 조사 시 컨설턴트가 1~2주동안 현지 출장을 시행해왔다. 현지 조사도 강화한다. 기초조사, 환경사회조사, 현지 기준·제도 조사 등을 수행하고 현지 인력이 필요한 경우 현지 컨설턴트를 고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전 사업타당성 조사 중간 또는 최종보고서 제출 시 외부전문가 검토 결과도 제출토록 했다. 이를 통해 사전타당성 조사 수행 방법론과 산출물의 타당성 등에 대한 객관적 자문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종료평가, 92%가 '셀프평가' = 그러나 이번 대책이 ODA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효과를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주 ODA Watch 대표는 "ODA는 사업발굴이 성패를 가늠하기 때문에 현지조사를 강화한 것은 아주 적절한 조치"라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종료평가의 자체적으로 이뤄져 객관성과 신뢰성이 결여돼있고 평가결과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은 시급히 개선돼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예산정책처의 '공적개발원조 사업평가'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실시한 전체 42개 ODA 사업평가 가운데 국제개발협력위원회 등 외부평가는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39개 사업은 사업시행기관에서 직접하거나 해당기관이 연구용역을 발주해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ODA 사업의 92%가 '셀프평가'로 이뤄져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예정처 관계자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코이카에서 실시한 96개의 사후평가 결과보고서는 사업성과의 측정가능성에 대한 평가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EDCF 역시 사후평가 대상사업을 선정할 때 대부분 모호하고 주관적 요소로 이뤄져 있어 사후평가사업이 작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감사원과 국회 예산정책처 등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산하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별도의 평가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이같은 문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2013년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시행한 평가는 3개(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국조실 관계자는 "ODA 사업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구가 별도의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데 예산과 인력이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사업선정은 '주먹구구'= 주먹구구식 사업선정 방식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 3일 '공적개발원조(ODA)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지난 2010년 10월 선정된 중점협력국 26개국 중 12개 국가가 부적절하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국민소득이 높고 차관 수요가 없거나 내전으로 기업진출이 어려운 국가는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외채 감축정책을 추진하는 페루, 내전으로 기업진출이 어려운 콩고를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이태주 대표는 "콜롬비아, 아제르바이잔 등과 같은 고중소득국을 중점지원국으로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중점협력국 선정에 앞서 국가별 원조성과와 한계, 전략을 평가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ODA사업의 평가는 전문적, 독립적이어야하며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돼야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피드백이 있어야 현재 ODA 지원체계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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