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가격이 두 달 연속 상승했지만 국내 농축산물 물가는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을 통해 장바구니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6년 8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3.3포인트로 전월 수정치(130.8포인트)보다 1.9%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도 2.5% 높은 수준이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7월 0.6% 상승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8월 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는 16.8% 낮다.
FAO는 곡물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의 가격지수가 모두 전월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설탕이다. 8월 설탕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1.9% 급등하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고온·건조한 날씨로 사탕무 생산 전망이 악화된 데다 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엘니뇨 영향 우려, 브라질 중남부지역의 생산 감소 전망 등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인도의 원당 무관세 수입 결정도 국제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곡물가격지수도 전월보다 2.2% 상승한 116.3포인트를 기록해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밀 가격은 전월보다 2.6% 올랐고 옥수수도 2.5% 상승했다.
밀은 흑해지역 수출 물류 차질과 유럽 일부 지역의 고온·건조한 날씨에 따른 생산 감소 우려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옥수수 역시 미국 일부 지역의 작황 우려와 EU의 생산 전망 악화, 사료·에탄올용 수요 증가 등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유지류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6%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육류가격지수는 1.0% 상승했다. 가금육과 돼지고기, 양고기 가격이 오른 반면 쇠고기는 하락했다. 특히 EU 지역의 높은 기온으로 돼지 성장 속도가 둔화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제품가격지수도 전월보다 2.3% 올라 넉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럽지역의 덥고 건조한 날씨로 원유 공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FAO는 최근 식량가격 상승을 기후 충격과 지정학적 긴장, 교역·물류 차질이 동시에 공급 전망을 압박한 결과로 분석했다.
세계 곡물 수급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FAO는 별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종전보다 340만톤 낮춘 29억8000만톤으로 조정했다. 지난해보다 2.0%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생산량 자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농식품부 강효주 국제협력총괄과장은 "8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체 물가가 전년대비 3.1%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3.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며 "농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