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이 향후 5년 간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조선업 AI(인공지능) 전환에 속도를 낸다. 목포와 영암에는 AI 조선소가 들어서고 부산·거제에는 AI 기반의 대-중소 협업 플랫폼이 구축된다. 군산에는 조선 생태계 재건을 위한 소조립 공정 혁신이 추진된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12일 '조선 M.AX(제조업 AI 전환)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조선 M.AX 3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민관 협의체인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를 통해 총 33건의 자율운항 국제표준 수요를 발굴하고 국제해사기구(IMO) 레벨4 수준의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위한 4600억원 규모의 R&D(연구개발) 사업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등 경쟁국의 시장 잠식과 국내 조선업 인력부족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선박의 지능화만으로는 조선업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를 조선 M.AX 얼라이언스로 개편하고 조선업 전반의 AI 전환을 위한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3대 프로젝트는 △목포·영암 AI 조선소 신설 △거제·부산 AI 기반 설계 및 협업 플랫폼 도입 △군산 소조립 공정 혁신이다.
목포와 영암에는 5960억원의 민관 투자를 통해 중·대조립 공정 M.AX 기술이 적용된 등대공장을 구축한다. 등대공장이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혁신공장을 의미한다.
HD현대삼호는 블록 생산 공정(선박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제작한 뒤 도크에 결합하는 공법)에 적용될 AX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실증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율 물류·운영 시스템을 개발해 블록 운송, 생산 최적화 등 지능형 야드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역 협력사인 대아산업은 HD현대삼호와 공동으로 곡블록 조립 AX 기술을 개발하고 유일, 태진, 오원, 한국메이드 등 타 8개 협력사 역시 검증된 AX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앵커기업의 AX 기술 개발을 위해 총 1600억원 규모 R&D를 지원한다.
거제와 부산에는 50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통해 선박 의장품 생산을 위한 AI 기반 설계와 협업 플랫폼을 도입한다. 거제에서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자사의 도면 설계 체계를 AX로 전환하고 설계와 생산 정보를 기자재사와 공유할 예정이다. 기자재사가 설계 정보를 바로 자동화 로봇에 입력하여 생산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도면 데이터도 제공한다.
전국 기자재사의 약 60%가 밀집한 부산에서는 설계-생산정보 공유 플랫폼을 도입하고 의장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 자동화에 투자한다. 배관 기업인 삼녹, 해양패밀리, 해원은 △절단 △벤딩 △사상 △용접 △산세 △도장 등 6대 핵심 작업 관련 AX 장비를 도입한다. 배전 기업 에스엔시스는 케이블 전처리 자동화 시스템을 배전 전 공정으로 확대하고 철의장 분야의 동은정공 등은 기업별 수요 등을 고려해 AX 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군산에서는 조선업의 초기 생태계 재건을 위해 3100억원 규모의 민관 투자를 진행한다. 군산은 2017년 신조 중단 이후 중소조선사 들이 대거 업종을 변경하는 등 지역 조선 생태계가 쇠퇴한 상황이다.
군산의 제이오션중공업은 군산조선소 내 소조립 생산 AX 실증설비 투입을 위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특화망 인프라 설치 부지도 제공한다. 지역 중소사는 검증된 AX 기술을 도입하고 설비에서 모은 데이터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는 앵커기업의 AX 기술 개발 등을 위해 1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이날 전략회의에서는 관련 기업과 협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참여한 가운데 지역 중소조선·기자재 제조 M.AX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조선 M.AX 3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해 중소조선·기자재사에 있어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조선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조선업과 해운업 전반에 M.AX가 확산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새로운 기술이 지역 기업의 생산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정부 연구개발사업 유치와 행정 지원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