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골목·경사로에 '5분 쉼터망'…그늘보행권 첫 사업 시작

남미래 기자
2026.09.21 11:15

2028년부터 전역으로 확대

그늘쉼터 조성 후/사진제공=서울시

서울 주택가 골목과 경사로 등에 보행자가 5분마다 쉬어갈 수 있는 그늘 쉼터가 조성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달 자치구 공모를 시작해 10월 중 대상지를 선정하고 내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의 첫 실행사업이다. 서울시가 시내 보도 4031㎞의 그늘 환경을 분석한 결과 평균 그늘 비율은 44.4%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31.4%가 길가에서 발생한 만큼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 생활가로의 그늘 단절 구간을 집중적으로 보완한다.

벤치 등 보행 휴식공간을 늘려달라는 시민 요구가 이어졌지만 보행공간 부족과 차량 사고 우려, 주민·상가 반대 등으로 설치에 어려움이 있었다. 2025년 이후 13개 자치구에 접수된 벤치 설치 요청 101건 가운데 38건이 이 같은 이유로 반영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집에서 주요 생활거점까지 이동하는 동안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앉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쉼 징검다리'를 조성한다. 도로 폭과 주변 시설, 차량 통행 등 현장 여건에 따라 쉼터 형태를 다르게 적용한다.

폭이 좁은 주거지와 근린가로에는 접이식·벽면형 벤치와 몸을 잠시 기댈 수 있는 '기대는 벤치(Hip-rest)'를 설치한다. 노상주차장 주변과 도로 모서리 등 자투리 공간도 활용하고 공간 확보가 어려운 곳은 보행자우선도로와 연계한다.

쉼터 위치는 그늘 확보 여부를 우선해 정한다. 가로수와 건축물의 차양·처마가 만드는 자연 그늘을 활용하고, 그늘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는 보행환경에 맞는 그늘막이나 차양을 설치한다.

차량 통행로와 가까운 쉼터에는 조명과 도로 디자인 패턴을 적용한다. 필요한 경우 볼라드와 대형 화분 등 방호시설도 설치한다. 휠체어·유모차 이용자와 어린이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유니버설 디자인을 반영한다.

보행약자 이용이 많은 생활가로와 지하철역·버스정류장·시장·병원·복지시설 접근로, 둘레길·마을길·경사로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시민이 쉼터 설치를 요청한 지역도 후보지에 포함한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전후의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시민 만족도 등을 비교해 효과를 검증하고 유형별 설치 지침을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2028년부터 사업을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 확보는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시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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