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문재인 정부 시절 최장 상승 기록을 넘어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이어 용산구가 하락 전환하면서 상승 속도는 둔화했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이른바 외곽지역이 강한 오름세를 이어가며 서울 전체 상승을 이끌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9%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6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17.60%에 달한다. 이전 기록(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2년 1월 셋째 주까지 85주) 때의 7.71%의 두배가 넘는 상승 속도다.
다만 최근 들어 상승 탄력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은 8월 마지막 주 이후 다섯주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있던 지난 2~3월의 모습과 닮아 있다.
당시에는 세 부담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고가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출회됐고 강남3구에 이어 용산구, 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으로 하락세가 확산됐다. 그러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이내 상승세를 되찾았고 외곽·중저가 지역의 집값이 한층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세 부담 우려도 공급 물량 감소에 따른 서울 매매가 중·하위 지역 상승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분기 서울 부동산시장의 최대 변수는 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 최장 상승기였던 문재인 정부 시절 초저금리 상황이 유지됐던 것과 달리 지금은 금리 부담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 예금은행의 주담대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66%로 2022년 11월(4.74%) 이후 3년9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추가적인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제 개편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는 문재인 정부 때보다 대출을 제한하는 방식이 촘촘하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를 주택가격에 따라 6억원·4억원·2억원으로 차등 적용하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강화했다. 당시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주담대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가 적용됐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구입 목적 주담대가 금지됐다.
다주택자와 고가 아파트 소유 1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강화도 예고돼 있다. 불어난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얼마나 풀리느냐에 따라 서울 집값의 향배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 낀 집을 매입한 후 실거주를 미룰 수 있는 실거주 유예 특례 신청기한을 당초 이날에서 내년 말로 연장한 것도 이 같은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다.
반면 서울 집값 상승의 근본 배경인 수도권 공급 부족 해소가 해소되지 않는 한 서울 부동산시장의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1·29 공급대책을 통해 용산정비창 부지, 태릉CC, 과천경마장, 염창공원 등을 도심 내 주요 주택 공급 부지로 제시했지만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반대에 막힌 채 8개월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제시했던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청년주택 공급 구상 역시 두달째 공전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어디를 향하는지가 이후 부동산시장 향배를 가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0.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기준금리가 3%까지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 8월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 하락세 확대가 서울 가격 상승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세제개편안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2030세대 무주택자들의 대기수요도 두터운 만큼 서울 매매가 중·하위 지역의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