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잡아라… '10조 클럽' 막판 승부

김지영 기자
2026.10.07 04:10

10대 건설사 누적수주 38.6조… 현대건설, 2년 연속 달성
삼성·GS건설, 목동 등 남은사업장 변수… 선별 경쟁 격화

도시정비 수주액 상위 건설사 현황/그래픽=최헌정

올해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건설업계 '10조 클럽' 판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간 도시정비사업 누적수주액이 40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압구정, 성수, 여의도, 목동 등 서울 대형사업장의 수주결과에 따라 상위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순위가 요동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누적수주액은 약 3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현대건설·삼성물산·GS건설 상위 3개사의 수주액이 23조27억원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일부 상위권 대형사가 주요 사업장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전하며 수주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건설사별 실적 격차도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역대 최고 정비사업 수주실적을 예약했다. 현대건설은 9월말 기준 수주액이 10조1180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비사업 수주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이 7조3370억원, GS건설이 5조547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관건은 여의도, 목동 등 연말까지 남은 대형사업장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대형사업장 수주결과에 따라 10조 클럽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은 단일사업자의 사업비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어 수주시 연간 실적규모가 단번에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연말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올해 대형건설사들은 과거처럼 여러 지역에서 소규모 사업장을 다수 확보하는 방식보다 압구정, 성수, 여의도, 목동 등 사업규모가 크고 분양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한다.

현대건설의 수주실적은 이같은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현대건설은 올해 압구정3구역과 압구정5구역 등 대형사업장을 확보하면서 10조원대 수주액을 기록했다. 특히 압구정3구역의 공사비는 5조5600억원에 달한다. 압구정5구역 공사비 역시 1조원을 상회한다. 이 2개 단지가 올해 현대건설의 전체 도시정비 수주액의 약 65%를 차지한다.

삼성물산과 GS건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물산은 압구정4구역과 성수3지구 등 서울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에서 대형수주를 확보했다. GS건설 역시 성수1지구 등 조 단위 사업장을 수주하면서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대형사업장 위주의 수주전략을 편 것은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 등 사업 리스크가 커진 만큼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핵심사업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올해 남은 기간 역시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목동 등 아직 시공사가 결정되지 않은 주요 재건축단지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는지가 올해 전체 정비사업 수주실적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정비사업 수주규모가 늘어났다고 해서 해당 건설사의 실적개선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수주실적의 상당 부분이 서울 핵심지의 초대형사업장에서 발생한 만큼 수주액 자체보다는 수주 내실을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은 사업규모가 크고 분양성이 높은 핵심사업장을 중심으로 경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도 수주물량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사업성과 리스크를 따져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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