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해도 집값 상승 압력 여전"…10·15 대책 규제 1년, 남은 변수는?

남미래 기자
2026.10.15 05:15

[MT리포트]10·15 부동산 대책 1년 ④

[편집자주]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부는 전방위적 규제 강화가 투기 수요 차단과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대책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대책 시행 1년간 가격·거래량·수요 이동과 임대차 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규제 효과와 한계, 향후 시장 변수를 짚는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3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매와 전세 등 매물 안내문이 붙여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약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보다 성북·서대문·동대문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보다 10.41% 상승했다. 전셋값 역시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보다 9.96% 올랐다. 2026.10.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서울 집값의 상승 압력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대출·거래 규제로 단기적인 가격 안정화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과 경기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전반의 집값 오름세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저가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월세 시장 불안과 주택 공급 부족이 향후 집값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10·15 부동산 대책 1년, 전문가 4인이 본 성과와 과제/그래픽=이지혜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15 대책이 단기적으로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집값 상승 속도를 늦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거래 위축이 실질적인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한꺼번에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빠르게 확산하는 것을 일정 기간 막는 효과는 있었다"면서도 "풍선효과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했고 결국 대출 규제에 따라 수요가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규제 이후 주택시장은 고가주택과 중저가주택의 가격을 움직이는 요인이 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가주택은 세제 개편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중저가주택은 대출 가능 금액에 따라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소득이 높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출을 활용해 상급지에 진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소득보다 주택가격별 대출 한도에 따라 매수할 수 있는 지역이 정해지는 구조"라며 "고가주택은 세금 부담으로 가격이 눌리는 반면 실수요자가 찾는 중저가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향후 집값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는 전월세 시장이 꼽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로 임대차 매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 수요, 신규 입주물량 감소 등 전월세 수요를 추가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 상승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집값을 추가로 밀어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갭투자 수요를 차단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됐다"며 "그 결과 중하위 지역이 수도권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전문위원은 "현재는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보다 전월세 부담에 밀려 주택을 매수하려는 무주택자 수요가 커졌다"며 "앞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뿐 아니라 외곽지역 정비사업의 분양가 상승도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의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는 금리와 세제 개편이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고가주택은 보유세·양도세 등 세제 변화에, 중저가주택은 대출금리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봤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이 줄면서 중저가주택의 상승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택 공급 확대해 시장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위원은 "새로운 공급대책을 추가로 내놓기보다 이미 발표한 공급계획이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신규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까지 전월세 물량 부족이 계속될 수 있다"며 "임대차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등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