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제언

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 회장
2022.10.20 03:35
이근주 핀테크산업협회장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2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대상 63개국 중 8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단계 상승한 결과다. 신기술 적응도와 기술 여건 등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규제 혁신과 인재 양성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받은 것은 아쉽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규제 환경은 48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혁신의 시대적인 흐름이다. 금융 혁신에서 우리가 최우선으로 집중해야 할 것은 소비자 편익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기존의 틀에 맞추려는 관성과 규제가 핀테크 플레이어들의 혁신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자칫 세계적 흐름에 우리만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금융은 공급자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이 심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예를 들어 보험산업에서는 소비자들이 보험사와 설계사의 이익이 우선되는 상품에 가입하는 불완전판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정보가 우월한 판매자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지인 추천 등 불투명한 정보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실제로 최근 5년 8개월 동안 보험사의 불완전판매 적발 건수가 14만여 건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핀테크가 가진 디지털 기술과 혁신성은 이러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중개 해석으로 중단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다. 소비자들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여러 보험사의 수십 개 보험상품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올해 시행된 금융 마이데이터와 결합해 자신의 보험 가입 내역 분석을 기반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 객관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가 다양한 금융상품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금융상품 판매 채널의 체질이 개선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혁신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지금이 특정 업계의 이익이 아닌 무엇이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금융당국은 혁신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내리고, 이해 관계자들이 소비자를 우선하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금융사들은 기존에 유지해오던 관성에서 벗어나 이전과 달라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장기적으로 전체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핀테크 기업들 역시 자신들이 가진 기술과 혁신의 성과를 더 많은 소비자가 누릴 수 있도록 금융사와의 적극적인 협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답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누구도 대놓고 이야기를 시작하지 못할 뿐이다. 소비자 편익을 가장 우선의 가치로 판단해야 한다. 거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