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사회 껴줘"… 힘커진 신기사, 여신협회 새판짜기

이창섭 기자
2025.07.16 16:30

여신협회, 새로운 이사회 구성 방안 찾기 위해 연구 들어가
124개 신기사, 수적으로 우세… 협회 이사회 자리 필요성 느껴
1사1표 총회 의결권도 합리적으로 조정 가능성

여신금융협회 정관, 여신금융협회 구성/그래픽=이지혜

여신금융협회가 이사회 구조 재구성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1사1표 총회 의결 방식에도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회원사 중 하나인 '신기술금융사'(신기사)의 힘이 세지면서 협회 지배구조에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겨서다. 회원사 약 70%를 차지하는 신기사는 자신들을 대변할 이사회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회장 선출 등이 이뤄지는 총회가 1사1표로 진행되는 만큼 협회는 이들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여신금융협회(협회)는 이사회 구조를 합리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내부 스터디를 진행 중이다. 회원사인 신기사가 자신들을 위한 이사회 자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재 협회의 회원사 이사회 자리는 총 15개다. 카드 8자리(감사 1자리 포함), 캐피탈 7자리로 구성됐다.

신기사는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 등에 투자나 융자, 조합 설립 등을 할 수 있는 벤처금융사다. 벤처캐피탈과 다르게 여신전문금융법 규제를 받는 금융사다. 2015년 여전법 개정으로 전업 신기사의 설립 자본금 기준이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아지면서 그 수가 늘었다. 협회에 따르면 2015년 신기사가 신규 투자한 업체 수는 647개였으나 지난해에는 2203개까지 늘었다.

신기사의 영향력과 힘은 갈수록 커졌다. 협회에 등록된 신기사 수는 124개로 회원사 중에서 가장 많다. 비율로는 67.7%를 차지한다. 반면 카드사는 8개, 캐피탈은 51개다.

신기사는 현재 협회 이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자신들을 대변하는 자리가 없다고 본다. 본래 IBK캐피탈이 신기사를 위한 이사회 자리를 차지해왔다. IBK캐피탈은 2002년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신기사로 시작한 회사다. 그러나 이후에는 캐피탈 사업에 더 집중했다. 지난해 기준 IBK캐피탈 자산 11조1919억원에서 신기술금융자산은 7667억원에 불과하다.

신기사는 외형상으로 협회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협회가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협회는 총회에서 회장 등 임원을 선출하고 예산안을 통과시킨다. 총회에선 1개 회원사가 1표를 행사하기에 수적으로 우세한 신기사의 힘이 매우 크다.

다만 124개 신기사 중 적극적으로 이사회 자리를 요구하는 회사는 소수로 알려졌다. 일단 협회는 카드·캐피탈·신기사 모두가 합의할 수 있게 새로운 이사회 구성 방안을 찾고 제시할 계획이다. 이미 협회는 신기사를 위해 올해 소통 관련 예산을 늘리고, 담당 인력을 보충하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협회는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도 합리적으로 손 볼 계획이다. 소규모 신기사는 '정액연회비' 제도로 1년에 회비 2000만원만 낸다. 하지만 대형 카드사나 캐피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회비를 납부한다. 카드사나 캐피탈 입장에선 분담하는 회비 규모가 다른데 신기사가 똑같이 1표를 행사하고, 협회 안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데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처럼 회원사가 납부한 회비 금액에 비례해 투표권을 차등 부여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붐이 일면서 신기사가 매우 많이 생겼고 여전업권 내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커져간다"며 "정관의 변경도 총회를 통과해야 하는 사항이라 협회 내에서 신기사 투표권을 적절하게 조정하려면 그에 맞는 마땅한 당근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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