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우려에도 감사 줄인다…신협법 개정에 당국 '골머리'

김도엽 기자
2025.12.18 11:43
상임감사 선임기준 자산 총액/그래픽=김지영

국회가 신협협동조합(신협)의 경영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임감사 선임 기준을 완화하는 법 개정에 나서자 금융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신협에서 금융사고 발생이 늘어나는 데다가 자산건전성도 악화하면서 내부통제 강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신협에서는 다른 상호금융권과의 규제 형평성 등을 주장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신협 각 조합이 상임감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자산규모 기준을 현행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신협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5일 정무위 법안심사 제1소위를 통과한 데 이어 이날도 여야의 큰 이견없이 개정안이 통과된 것으로 전해져,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도 수월할 전망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임감사를 둬야 하는 신협 조합은 작년말 기준 기존 161곳에서 127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신협 측은 자산 2000억~3000억원 사이의 중소형 조합의 경영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산 2000억~3000억원 사이의 조합의 경우 평균 직원 수는 16명인데 반해, 조합장과 상임감사 등 상임임원의 수가 과다하다는 주장이다. 자산 2000억~3000억원 조합의 경우 상임감사 인건비는 평균 5500만원인데, 이는 전체 인건비 중 약 4.48%를 차지한다.

아울러 타 상호금융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각각 농림축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 관할인 농협과 새마을금고 조합은 자산이 8000억원이 넘는 조합의 경우에만 상임감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해양수산부와 각 시·도지사가 관할하는 수협과 산림조합의 경우에는 의무 선임 기준이 없다. 금융위원회가 관할하는 신협만 과도한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은 신협의 내부통제 문제가 지속 불거지고 있다며 개정안을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도 신협 자체 감사로 적발된 금융사고는 68건으로 새마을금고(39건), 농협(28건), 수협(22건)보다 많았다.

최근 5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63건, 사고 규모는 1789억원이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큰 농협이 121건(9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신협 61건(203억원)을 차지했다. 신협(866곳)보다 조합(금고)이 400곳 이상 많은 새마을금고는 56건(404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신협의 연체율은 2023년말 3.63%에서 지난 6월말 8.36%로 빠른 속도로 악화했다. 저금리 시기 진행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부실이 난 탓이다. 금융감독원은 신협중앙회에 연체율을 올해 말까지 6%대로 낮추라고 요청했다.

또 다른 상호금융기관과의 형평성 측면을 두고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자산 1000억원 이상 금융사는 상임감사를 의무선임해야 한다. 이에 자산이 1000억원대인 저축은행들도 상임감사를 두고 있다. 타 상호금융의 내부통제 기준을 금융위 관할의 금융사 수준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정무위에 낸 의견서에서 "신협 조합의 건전성·유동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현 상황에서 감사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상임감사의 선임을 축소하는 방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법안 통과시 추가적인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은 내주 열릴 '제2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상호금융 임원의 제재 조치와 자격 요건을 강화해 내부통제의 책임을 무겁게 할 예정이다. 금융위가 관할하는 다른 금융사 임원처럼 '문책경고' 제재를 받으면 3년간 자격을 박탈시켜 다른 조합이나 금고의 임원이 될 수 없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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