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작년 순익 18조 넘길 듯…최대 실적에 ELS 과징금 '변수'

황예림 기자, 이병권 기자
2026.01.04 15:09
4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추정치/그래픽=김다나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18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과징금이 반영되면 순이익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4일 추정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8조359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합산 순이익 16조3532억원보다 12.3% 증가한 수치로, 역대 가장 큰 규모다.

4대 금융 모두 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5조8199억원으로, '5조 클럽'에 처음으로 입성한 지 1년 만에 '6조 클럽'까지 넘보게 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도 5조151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가 각각 4조840억원, 3조304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실적이 예고돼 있지만 홍콩 ELS 과징금 반영으로 순이익이 깎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과징금이 확정되면 은행들은 해당 금액을 회계상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할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ELS 자율 배상 때와 달리 과징금과 관련해선 대손충당금도 별도로 쌓아두지 않아서 과징금이 한번에 비용으로 반영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은행들은 과징금을 어느 시점에 인식할지를 두고 아직 고심하고 있다. 과징금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하면 연간 순이익이 은행별로 수천억원 감소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결산이 당장 다음달 마감되는 만큼 과징금 규모가 빠르게 확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1분기로 손실 반영 시점이 미뤄질 전망이다. 과징금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비용을 나눠 인식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고 나서 회계상 어느 시점에 비용을 인식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결산이 다음달이면 끝나서 과징금이 내년 실적에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과징금 인식 시점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과징금 규모가 나오고 난 뒤 은행 내부에서 의사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5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에 사전 통보한 과징금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하나은행 각각 3000억원대 △농협은행 2000억원대 △제일은행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아직 과징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 은행권은 사전 통보된 금액에서 절반까지 감액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징금을 보수적으로 가정했을 때 KB금융이 인식해야 할 비용은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신한금융의 과징금 규모는 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금융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나서 과징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후문 앞에서 'ELS 사태 책임 전가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당국이 세운 ELS 과징금 기준은 비상식적이고 징벌적"이라며 "잘못 설계됐으므로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했다. 금융노조가 특정 사안을 두고 사측과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