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들인 수은 비대면 EDCF 시스템...미미한 이용실적에 셧다운

백지현 기자
2026.09.03 15:50

팬데믹 정점 2021년 기획후 2023년 가동 시작
355건→216건→66건 급감…결국 사업종료
"현장 수요·활용가능성 예측 절차 점검 필요"

수출입은행 비대면 EDCF 실적/그래픽=이지혜

한국수출입은행이 3년 전 약 13억원에 이르는 돈을 들여 구축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비대면 시스템이 사업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수요를 겨냥해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사업 발굴 등 주요 기능은 빠져있는 탓에 활용도가 저조했던 탓이다.

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가동을 시작한 EDCF 비대면 시스템 운영이 중단됐다.

EDCF는 개발도상국 산업를 지원하는 개발원조 중 차관 등 유상원조를 전담하는 기금이다. 재정경제부가 기금운용을 총괄하고 수은이 이를 위탁받아 관리하는 구조다. 코로나 팬데믹이 정점에 이르렀던 2021년 대면 업무가 어려워지자 당시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소관 EDCF운용위원회는 차관 집행과 회수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시스템 구축을 중점과제로 추진했다. 이후 수은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3년에 걸쳐 총 12억7500만원을 투입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비대면 시스템 가동을 시작했지만 정작 활용도는 미미했다. 국가별 이용현황을 살펴보면 시스템 접속 건수는 시행 첫해인 2023년엔 355건이었지만 이후 2024년 216건, 2025년 25건으로 가파르게 줄었다. 국내 접속을 제외하고 순수 해외 접속 횟수만 따져보면 이용실적이 더 떨어진다. 2023년 194건, 2024년 37건, 2025년 33건에 불과했다.

예상과 달리 활용도가 떨어진 배경으론 수요 예측 실패가 지목된다. 사실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 2023년부터는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면서 비대면 수요가 사라졌다. 또한 집행신청, 상환계획 조회를 중심으로 설계돼 사업발굴 등 주요기능이 부재한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가간 협업에서 활용도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수은 측은 향후 팬데믹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경우 이를 재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은 관계자는 "팬데믹 종료 후 대면 업무가 가능해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져 유지, 보수에 부담이 생겨 사업 종료에 이르게 됐다"며 "향후 위기상황이 재발하면 다시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비대면 업무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 정작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문제점"이라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실제 수요와 현장 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살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인만큼 향후 사업 추진시엔 이용자 수요,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밀하게 사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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