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오전 7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 카운티 컨벤션센터(OCCC) 웨스트홀 앞은 대형버스들로 가득했다.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The Kitchen & Bath Industry Show) 2022'의 개막을 2시간 앞두고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KBIS는 미국주방욕실협회(NKBA)가 주관하는 전시회로 10일까지 3일간 열린다. 주방·욕실 관련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고 네트워킹 구축을 위해 매년 인테리어 전문가, 주방 디자이너, 건축가 등 전세계의 주택 관련 종사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전시회가 열리는 컨벤션센터로 들어가기 위해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카드와 신분증을 제시하고 주최 측이 제공하는 초록색 팔찌를 받아야 했다.
공식 개막 전 행사장은 아직 한산했다. 부스를 차린 업체 직원들이 관람객을 맞기 위한 최종 준비를 하고 있었다.
휴게 공간을 제외하곤 비어 있는 전시 공간은 없었다. 불과 한 달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는 참가하기로 했던 업체들이 막판 불참을 선언하면서 곳곳에 빈 공간이 생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이가 있었다.
전시장의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단연 가전 업체들이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이름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LG전자는 이곳에 1003제곱미터(㎡)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LG 스튜디오 등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스마트폰 플랫폼 'LG 씽큐' 등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정식 오픈 1시간 전부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장에는 제품을 직접 보길 원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몰렸다.
정식 오픈 시간인 9시가 되자 관람객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는 사라진 듯 보였다.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킨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여유도 느껴졌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온 닉 리치에 수석 쉐프(Executive Chef)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을 활용한 요리 시연을 시작했다. LG전자는 2019년 초 나파밸리에 EDC(Experience and Design Center)라는 이름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고, 요리교실 등을 통해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닉 쉐프는 전기 오븐과 인덕션을 사용한 요리 2가지를 즉석에서 만들어 냈다. 맛이 훌륭했다. 그는 "전시장에서는 가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아쉽다"고 했다.
'맞수' 삼성전자는 올해 전시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열린 KBIS 2021에서 삼성전자는 데이코(Dacor)의 럭셔리 빌트인 가전을 선보인 바 있다.
눈에 띄는 브랜드로는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밀레와 2016년 중국 하이얼이 인수한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등이 있었다.
업체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월풀 등 일부 업체들은 방문객의 목에 걸린 출입카드를 일일이 확인하며 타사 임직원의 부스 방문을 막았다고 한다. 고객이 아닌 경쟁사에게는 제품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 이 때문에 현장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의 고위 경영진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일도 있었다.
다른 일정이 있어 전시장 밖으로 나왔다. 끝이 잘 안 보이는 줄이 만들어졌다. 하나는 코로나19 현장 검사를 위해 늘어선 줄이었고, 다른 쪽은 백신카드를 가져온 사람들이 전시장 입장을 위해 선 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주택시장이 활황"이라며 "주택공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빌트인 가전 등 주택 관련 시장의) 성장 기회가 충분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