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 개정안 논란, 직역 균형과 국민 권익의 문제

김재련 기자
2025.09.08 16:52

이완영 | 前 국회의원, 한국공인노무사회 고문

최근 국회에 상정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단순한 법률 개정의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전문자격사 제도의 본질을 훼손하고 국가적 법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시도다. 세무사는 본연의 영역에서 성실히 실력을 쌓아 국민을 위한 전문적 서비스를 강화하기보다는 다른 직역의 권한을 넘보며 탐욕적인 이익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러한 행태는 결국 공정하고 전문적인 서비스 체계를 붕괴시키고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무사는 회계와 세법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그 한계를 넘어 노동관계법, 근로자 권익 보호, 노사분쟁 해결 등 노무사의 고유 영역까지 침해하려 한다. 이는 단순한 권한 확장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관계 분야는 근로 현장의 안정성과 근로자의 권리를 지탱하는 핵심적 영역이며, 특수하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노무사의 전문적 역할을 무시한 채 세무사가 무분별하게 침범하는 순간 근로자의 권익은 직접적으로 훼손되고 노동현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문자격사 제도는 직역 간 명확한 구분과 책임하에 유지될 때만 제 기능을 발휘한다. 각 분야의 전문성이 존중될 때 국민은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무사법 개정안은 이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세무사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무분별하게 손을 뻗는다면, 국민은 전문성이 결여된 부실한 서비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고 제도에 대한 신뢰마저 붕괴된다. 이는 결국 국민 전체의 피해로 귀결된다.

세무사 사회의 집단적 탐욕은 단순히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은 국회를 특정 집단의 로비와 압력에 의해 움직이는 도구로 전락시키는 사례다. 법률이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사익을 위해 만들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 국민을 위한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특정 집단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사익 입법'이 자리 잡는다면 이는 국가체계 자체를 위협하는 위험한 전조가 될 것이다.

헌법적 가치와 직업자격제도의 체계적 조화를 무시한 입법은 과잉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그 전형적인 사례다. 타 직역의 고유 업무를 무차별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위헌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회가 특정 집단의 탐욕적 요구에 휘둘린다면 제도의 일관성과 법률 체계는 산산조각 날 수밖에 없고 국민은 불안과 불신 속에 방치될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세무사들이 집단적 탐욕을 당연시하며 자신들의 잘못된 방향성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직역의 본분을 저버리는 순간 전문자격사로서의 자격은 스스로 상실되는 것이다. 전문가 집단이 존중받는 이유는 본연의 영역을 지킬 때에만 가능하다. 국민 앞에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반복하면서 스스로의 권위를 훼손한다면 이는 직역 전체가 무너지는 길로 이어진다.

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시절, 법과 제도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수없이 강조해 왔다. 제도의 본질은 국민 전체의 권익을 보장하는 데 있으며,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법이 좌우되는 순간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이번 세무사법 개정안은 이러한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우리는 분명히 경고한다. 첫째, 세무사법 개정안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이 법안은 국민을 위한 법이 아니라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법이다. 둘째, 세무사가 본연의 영역을 넘어 다른 직역을 침탈하는 모든 시도는 반드시 차단되어야 한다. 셋째, 청년공인회계사회와 한국법조인협회를 비롯한 전문가 단체들과 연대해 전문자격사 제도의 정체성을 지켜내고, 국민의 권익을 끝까지 수호할 것이다.

전문자격사의 권한은 탐욕의 도구가 될 수 없다. 국민의 권익과 공공의 이익을 지키는 책무 아래에서만 존중받는다. 세무사법 개정안과 같은 시도는 이러한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가체계 전반을 위협하는 것이다. 국민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우리는 이 부당한 법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전문가 집단이 본연의 역할을 지키지 못한다면 직역의 존립 근거는 사라지고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온다.

국회는 더 이상 특정 집단의 탐욕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국민을 위한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입법부의 본연의 의무이며, 이 원칙이 흔들린다면 법치주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린다. 세무사법 개정안은 국민과 국가를 위협하는 위험한 법안이며, 반드시 저지되어야 할 것이다. 글 /이완영 | 前 국회의원, 한국공인노무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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