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26일 MBK ·영풍이 최윤범 회장과 일가를 겨냥해 '비상장 엔터·콘텐츠 기업 선행투자'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달 9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흠집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MBK·영풍은 최 회장과 최 회장의 일가가 출자한 투자기구가 아크미디어, 하이헷, 슬링샷스튜디오 등 3개사에 선행투자 했다고 공개했다.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총 69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회사 자금을 사적 유용한 것이고 배임 사안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출자자(LP) 이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며 "재탕, 삼탕의 주장을 해도 사실관계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금융당국(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 역시 고의적 회계부정이나 경영진의 사익 편취가 아닌, 투자자산의 평가 및 손상의 인식 시점 등에 관한 회계적 판단 차이였음이 이미 명백히 확인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MBK·영풍이 어떻게 관련 자료를 손에 넣었는지 등을 문제 삼으며 "위법 소지를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의 의혹 제기를 겨냥해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자 주총용 여론전"이라며 "주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영풍·MBK 측 감사위원 후보에 잇달아 반대 의견을 내놓은 상황에서, 주총을 코앞에 두고 반복적인 의혹을 다시 제기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 흐름을 여론전으로 뒤집어보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고 설명했다.
MBK·영풍 측은 "이 사안의 본질은 최윤범 이사 측이 먼저 투자한 기업들에 고려아연 자금이 사실상 재원인 원아시아파트너스가 후속 투자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해당 비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상승과 최 이사 측의 사익 실현 가능성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9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과 독립이사 4명을 선임키로 했다. 이번에 선임하는 독립이사 4석은 지난해 법원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뒤 지난 5월 사임 의사를 밝힌 이사들의 후임이다.
고려아연 측 주주인 유미개발과 MBK·영풍 측은 공석 4석에 각각 후보 2명씩을 추천했다. 고려아연의 이사 선출은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양측이 추천한 후보 수만큼 2대2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재 최 회장 측 9명, MBK·영풍 측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11대7 구도로 재편된다. 결국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의 향배가 최종 이사회 구도를 좌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