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이 900도 이상의 열간 성형로를 통과하거나 세라믹 소재가 1600도 고온 소결 공정을 거칠 때, 기존 레이저나 바코드 마킹이 손상되며 부품 이력 추적이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이에 대응해 국내 소재·장비 기업 나노인텍이 연구기관들과 손잡고 고온 세라믹 마킹 기술 국산화에 나섰다.
강원 원주 소재 나노인텍(대표 박병호)은 오는 2027년까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과 산업통상자원부 국제공동개발사업을 통해 '고온 세라믹 마킹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나노인텍은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 IKTS 연구소로부터 고온 세라믹 마킹 기술 'CeraCode®'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CeraCode®는 세라믹 안료 기반의 고온 내열 잉크를 산업용 잉크젯 프린터로 부품 표면에 인쇄해 데이터 매트릭스나 마이크로 QR 형태의 디지털 코드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소결 과정에서 세라믹 잉크가 금속·세라믹 기판 표면과 결합해 코드가 완성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장의찬 나노인텍 전무(CTO)는 "고온 환경에서 세라믹 잉크가 결합하며, 세정·연마·코팅 등 후속 공정을 거쳐도 코드가 유지된다"며 "최소 2×2mm 크기로 인쇄가 가능해 초소형 전자부품에도 적용할 수 있고 금속용(1200도 이상)과 세라믹용(1600도 이상)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술은 유럽에서 프라운호퍼 IKTS의 라이선시인 제노디스(Senodis)를 통해 독일 완성차 업체의 프레스 경화 생산라인에 적용돼 75만 개 이상의 부품 처리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나노인텍은 2027년까지 고온 세라믹 잉크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KITECH이 국내 인쇄 공정 기술 개발을, 나노인텍이 잉크 양산 및 시스템 통합을 담당한다.
회사 측은 세라믹 마킹을 물리적 데이터 계층(Layer 1)으로 삼아 AI 비전 실시간 판독(Layer 2), 디지털트윈 및 예측 품질·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제조 지능(Layer 3)으로 확장하는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또한 세라믹 마킹은 코팅층 아래에서도 열화상 방식으로 판독할 수 있어 원자재 입고부터 수명 종료 후 재활용까지 이력 관리가 가능하며, EU 배터리 패스포트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규제 대응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노인텍은 오는 12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나노테크 2027' 한국관에서 해당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병호 나노인텍 대표는 "독일의 세라믹 소재 원천기술과 국내 정밀 제조·공정 역량을 결합해 제조 AI 전환의 기초 인프라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