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간 배터리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K배터리는 그동안 중국이 사실상 장악해온 중저가 LFP(리튬·인산·철) 밸류체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대구 달성군 소재 엘앤에프플러스 공장을 통해 LFP 양극재 양산을 진행한다. 엘앤에프플러스는 엘앤에프의 자회사로 LFP 양극재 생산·판매를 전담한다. 연산 3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양산체제를 갖춘 엘앤에프플러스는 내년 생산라인 규모를 연산 6만톤까지 키울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3월 삼성SDI와 LFP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SK온과 1억1820만달러(약 1617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말에는 국내 최초 LFP 양극재 양산라인에서 생산한 시생산품을 출하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포항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시제품 고객사 인증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부터는 양산·공급을 개시한다. 포스코그룹 차원의 협력을 기반으로 산화철 등 제철공정 부산물과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확보한 리튬 등을 활용한 신공법을 적용, 원가경쟁력을 더욱 높인 LFP용 양극재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유력 배터리업체와 LFP용 양극재의 대규모 장기공급에 합의했다. 지난 22일에는 SK온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LFP 양극재 수주를 유치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다. 양사 합의에 따라 2년 추가 공급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SK온의 경우 미국 조지아 공장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 이 양극재를 투입키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LFP 배터리 소재부터 셀까지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LFP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가격경쟁력과 긴 수명이 강점이다. 안전성이 뛰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한 특성상 저가 전기차뿐만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용으로 각광받는 배터리다.
특히 LFP 배터리의 경우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헤게모니를 장악해온 시장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원계(NCM·NCA) 위주로 시장에 대응하다가 저가형 전기차 및 ESS 시장 점유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온 K배터리 입장에서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실제 K배터리가 삼원계 부문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LFP 등 저가형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게 필요하다. 미국에서 AMPC(생산세액공제) 등을 제대로 받기 위해 탈중국(Non-PFE) 밸류체인이 중요한 상황 등을 활용해야 한다.
권혁원 엘앤에프플러스 생산기술본부장(전무)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원하는 것은 중국이라는 이름을 지워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진입 기회라고 봤다"고 말했다. 아울러 "LFP 수요는 넘쳐날 것이고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시점이 온다"고 강조했다.
시선은 차세대 중저가 배터리로 쏠린다. 이 부문에서의 중국과 경쟁 역시 불가피하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통해 나트륨 배터리 등에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나트륨 배터리는 리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공급망 위험이 낮다. 2027년 160Wh/kg급 개발을 시작으로 2030년 220Wh/kg급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민우 산업성장실장은 "가격 중심의 글로벌 시장 재편과 공급망 불확실성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원팀이 되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