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로 경영이 위축된 상황에서 고용 창출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청년층 중심의 '진짜 일자리'는 기업 친화적 정책 환경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기업 사이에선 '친기업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정부는 기업인이 기업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정말 총력을 다할 생각이다. 친기업·반기업 이런 소리를 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강조하며 이런 기대는 한층 커졌다.
그러나 정작 정책은 반대 방향으로 추진됐다는 것이 재계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의 '때리고 보자'식 엄벌행정이다. 이들의 무리한 조사, 대규모 과징금 부과에 따른 기업 활동 위축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 고용까지 쪼그라들게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공정위의 전방위적인 조사 때문에 기업들이 납작 엎드려 있는 상황"이라며 "무리한 조사가 워낙 많아 나중에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할 사건이 많아 결국 승자는 (행정소송에서 기업을 대리하게 될) 법무법인이 될 것이란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재계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공정위 조사국이 내달 중점조사기획단으로 부활하면 기업 경영 환경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노동 정책도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있다. 우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문제로 꼽힌다. 사용자 범위 확대로 많은 기업이 무분별한 단체교섭 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으며, 관련 대응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법정 정년연장도 기업에 큰 부담이다. 재계는 정년연장 혜택을 받는 고령 근로자가 많아지면 청년 취업난이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법정 정년을 60세로 연장한 후 2024년까지 고령 근로자가 1명 증가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꼴로 줄었다. 연공형 임금체계 등을 유지한 상태에서 정년을 연장하면서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규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들은 직원을 '안 뽑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각종 규제로 인한 경영 위축 때문에 '못 뽑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을 고려하면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설 상황이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채용의 초점을 '규모'보다 '밀도'에 맞출 수밖에 없으며,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일자리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재계 관계자는 "물론 채용은 사업만 잘되면 규제와 상관없이 추진할 수 있지만 지금은 저성장이 고착화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각종 규제가 더해지면서 일자리를 늘리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