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수주잔고 20조 현대로템..전동차 이어 고속철 수출 박차

김지현 기자
2026.09.29 07:30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지역 다변화…뉴욕 전동차 교체 사업 집중

현대로템 RS(Rail Solution) 부문 수주잔고/그래픽=김지영

현대로템이 철도 사업(RS 부문)의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전동차 중심이던 수출 제품군을 고속철도차량 등으로 다변화해 글로벌 철도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철도 사업 수주잔고는 올 상반기 말 기준 19조8670억원으로 지난해 말(18조4533억원)보다 1조4137억원 증가했다. 2024년 말(14조646억원)과 비교하면 41.3% 늘었다. 수주잔고가 빠르게 불어난 것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 현대로템은 국내 중심이던 수주 구조를 해외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호주에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퀸즐랜드 전동차 사업을 따냈고, 2024년엔 미국에서 약 9000억원 규모의 로스앤젤레스 메트로 전동차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모로코에서 철도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인 2조2027억원 규모의 전동차 사업을 따냈다. 2024년 한국형 고속철을 처음 수출한 우즈베키스탄과는 내년 초 계약을 목표로 추가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양국 정부가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수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해외 수주 확대에 힘입어 현대로템의 수출 매출도 늘고 있다. 2024년 내수와 수출 비중은 각각 절반 수준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수출이 6791억원으로 내수(4489억원)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노트란스 2026' 야외 실차 전시장에 현대로템의 'KTX-청룡'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현대로템

현대로템은 글로벌 철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철도산업 전시회인 올해 '이노트란스 2026'에서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 부스를 마련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부스는 전시장 입구에서 바로 눈에 띄는 1층 주요 공간에 배치했다. 인근에는 프랑스 알스톰, 중국 CRRC(중국중차) 등 글로벌 철도업체들이 자리했다. 야외 실차 전시장에서도 맨 앞쪽에 'KTX-청룡'을 배치했다.

현재 현대로템이 해외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으로는 최대 10조원 규모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전동차 교체 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에는 알스톰과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철도업체들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동차를 넘어 고속철도 시장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글로벌 고속철도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되는 만큼 우즈베키스탄 수출을 발판으로 중동과 중앙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는 목표다. 디자인·피지컬 인공지능(AI)·수소 등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역량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확대는 철도 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철도차량 시장은 공공 발주 비중이 높은 데다 가격 경쟁 중심의 입찰 구조여서 이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모로코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들어가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철도 사업 매출이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소와 AI를 동시에 활용하는 차별화된 철도차량 라인업으로 K철도의 역량을 해외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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