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E&S는 약 20년에 걸쳐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약 600만톤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밸류체인을 구축했습니다."
강륜권 SK이노베이션 E&S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29일 호주 다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소싱과 이송, 다운스트림 등 여러 옵션을 갖추면 이를 연결하는 조합의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시황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LNG 밸류체인 구축 자체가 이란 사태와 같은 각종 글로벌 변수에 따른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SK이노베이션 E&S의 LNG 밸류체인 역사의 출발점은 2006년 광양발전소 LNG 직도입이다. 인도네시아 탕구 프로젝트와 20년 장기계약을 맺고 DES(도착항인도조건) 방식으로 LNG를 광양터미널까지 공급받아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구조였다. 이후 당시 단순 장기계약만으로는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천연가스를 생산·조달하는 업스트림부터 액화·운송·트레이딩을 담당하는 미드스트림, 최종 수요처를 확보하는 다운스트림까지 주요 자산을 확보해왔다.
업스트림에서는 미국과 호주를 양대 축으로 경쟁력 있는 가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4년 미국 우드포드 셰일가스전에 투자한 이후 현지 업체 컨티넨탈과 합작 형태로 10년 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생산한 가스를 액화하기 위해 미국 프리포트(Freeport) LNG와 20년 사용계약도 맺었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은 민간 기업이 해외 자원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LNG 생산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첫 사례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부터 사업 초기에 참여해 총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가스전 지분 37.5%를 확보했다. 지난 2월에는 14년간의 개발 노력 끝에 바로사 가스전에서 직접 생산한 LNG를 보령 LNG 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들여왔다.
미드스트림에서는 LNG를 액화한 뒤 최종 수요처까지 연결하는 트레이딩·운송·수입 인프라를 구축했다. 싱가포르에 설립한 프리즘 에너지 인터내셔널(PRISM Energy International)이 북미·호주 FOB(본선인도조건) 물량과 유가·헨리허브 등에 연동된 장기계약, 현물시장 물량 등을 조합해 소싱과 수요를 연결한다. FOB 계약과 자체 운용 선박을 연계한 운송체계를 구축한 것은 SK이노베이션 E&S가 민간 최초다.
장기 리스계약을 통해 18만㎥급 LNG 운반선 4척을 독점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 역시 운임 비용을 헤지할 수 있어 강점이다. 국내에서는 광양·보령 LNG터미널과 한국가스공사(KOGAS) 터미널 등을 활용해 LNG를 유통한다.
다운스트림에서는 국내 1위 민간 발전사로서 안정적인 LNG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광양(1.1GW)·파주(1.8GW)·여주(1.1GW)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위례(0.5GW)·하남(0.4GW) 열병합발전소 등 총 5GW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 중이다. 단순히 발전소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정비 역량도 내재화했다. 나래에너지서비스 내 별도의 O&M(운영·정비) 조직을 두고 파주·여주·위례·하남 등의 발전소 유지관리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
신규 전력 수요처는 충분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는 중부발전과 합작으로 집단에너지 사업을 추진해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에, 열은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존 위례·하남에 이어 남양주 왕숙지구까지 집단에너지 공급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국내 발전소를 안정적인 '앵커 수요'로 두면서 산업체와 AI 데이터센터, 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과 베트남 등 신규 시장까지 수요처를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라며 "이 같은 시도가 성과를 내면 글로벌 LNG 플레이어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