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압기와 배전반이 하나의 대형 유닛 안에 들어섰다. 냉각설비를 한데 모은 컨테이너도 등장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모듈러'(Modular)라는 안내가 붙었다. 형태와 역할은 달랐지만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하나의 '모듈'로 구현했다는 점은 같았다.
지난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데이터센터 전시회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DCWA) 2026'에서는 모듈러를 앞세운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모듈러는 여러 설비를 하나의 유닛으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이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 CNS의 모듈러 솔루션을 집약한 모형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냉각과 배터리 등 각 계열사의 강점에 모듈러의 속도와 확장성을 더한 LG의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전략이 모형에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LG전자는 '하이드로닉 모듈러' 솔루션을 선보였다. 펌프와 밸브, 비상용 버퍼탱크 등 냉각에 필요한 설비를 컨테이너 내부에 통합한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칠러와 모듈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냉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펌프와 배관을 일일이 용접·조립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LS일렉트릭 부스에는 변압기와 배전반 등을 하나의 유닛으로 통합한 'CSS'(Compact Secondary Substation·패키지형 변전소) 축소 모형이 놓였다. 기존에는 전기실을 마련한 뒤 각각의 전력설비를 따로 설치해야 했다면 CSS는 주요 설비를 공장에서 하나의 유닛으로 미리 제작해 현장에 설치한다. 현장공정을 간소화해 전력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하고 설치여건에 따라 전기실 면적을 줄여 서버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현장마다 시공인력의 숙련도에 차이가 있어 품질에 편차가 발생하는데 국내에서 조립과 검증을 마친 제품을 공급하면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모듈러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AI데이터센터의 '속도전'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듈러를 전면에 내세우는 곳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대부분 업체가 관련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며 "AI데이터센터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력과 냉각 인프라가 병목으로 떠올라 이를 빠르게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는 모듈러가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