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의 핵심 원재료인 닭고기의 가격이 크게 낮아졌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메뉴 가격은 그대로다. 치킨업계는 인건비 등 다른 비용부담이 여전하고 육곗값이 올랐을 때 본사가 원가 상승분을 일부 부담했다며 정가인하보다는 할인쿠폰과 프로모션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냉장 닭고기의 시세는 1㎏당 3769원으로 지난 3월 고점인 5308원보다 29.0%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1㎏당 3308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다. 육곗값이 하락했으나 주요 메뉴의 권장가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BBQ의 '황금올리브치킨'과 교촌치킨의 '허니콤보'는 각각 2만3000원이고 bhc의 '뿌링클'은 2만1000원이다. 가맹점과 주문경로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치킨값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의 조사로 이어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일 BBQ·bhc·교촌 본사에 조사인력을 보내 가격담합 여부와 비용부담 구조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육곗값의 하락에도 치킨 가격은 그대로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보겠다"고 밝힌 지 1주일 만이다.
업계는 본사가 실제 부담하는 매입단가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장기 공급계약에 따라 시세변동이 매입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가공·염지·포장·물류 과정에서도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맹점에서는 식용유와 인건비·임차료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 관련 비용까지 부담한다. 올해 초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을 때 본사가 가맹점주의 의견을 반영, 비용의 일부를 떠안으며 판매가격 인상을 억제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bhc와 교촌은 각각 2023년 12월과 4월에, BBQ는 2024년 6월에 마지막으로 가격을 조정한 뒤 대표 메뉴의 권장가격을 유지했다.
업계는 또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고 설명한다. 정가를 내리는 것보다 행사별 할인폭과 조건을 조절하는 편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정가를 내리면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 재인상에 대한 저항이 크지만 할인은 원가와 수요상황에 따라 기간과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자사앱 할인은 배달 플랫폼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떨어졌다고 전체 원가가 같은 폭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체들끼리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고 아이디어를 두고 다투는 게 일상인데 출혈경쟁이면 몰라도 가격을 담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