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지상권자·전세권자·임차권자 등 권리자는 도시정비법 제86조에 따른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위 규정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기만 하면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의 점유가 곧바로 조합에 승계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종전 소유자의 점유가 조합에 승계되는 것으로 본다면 조합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 후 곧바로 종전 소유자의 점유에 기초하여 정비구역 내에 정리가 필요한 부동산에 관해 점유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조합이 종전 소유자의 점유를 승계하는 것으로 판시하였으나, 대법원은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만으로 정비구역 내 종전 소유자의 점유가 조합에 곧바로 승계되는 것은 아니라며 해당 부분에 관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은 종전의 토지 등에 대한 점유가 소유자에게 남아 있음을 전제로 사용·수익권에 근거하여 사업시행자인 조합에게 종전 소유자가 점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인도를 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이고, 조합은 분양미신청자 등과 사이에 협의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대상자를 상대로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점유를 인도받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 규정만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는 경우 종전 소유자의 점유관계가 조합에 곧바로 승계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대한 점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조합의 사실적 지배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객관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 바,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로 조합이 종전 부동산을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조합이 정비구역 내의 정리가 필요한 부동산에 관한 사실적 지배를 취득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조합이 해당 부동산에 관해 점유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경우,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되었다는 사정 외에도 조합이 종전 소유자들로부터 그들의 부동산에 관한 점유를 인도받거나, 조합이 분양미신청자 등에 대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점유를 승계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임형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