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을 정리하다 조상 명의의 땅을 발견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사람들이 오가는 골목길인 경우가 있다. 과거에는 논밭이었지만 토지구획정리사업의 환지를 거치면서 도로가 된 땅이다. 마침 재개발까지 예정되어 있다면 궁금증은 커진다. "구청에 사용료를 받을 수 있을까?", "도로라는 이유로 재개발 평가액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아닐까?" 이때는 현재의 사용료를 청구하는 문제와 재개발에서 토지 가치를 평가받는 문제를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
오래된 등기보다 중요한 도로의 형성 경위
우선 등기부와 토지대장뿐 아니라 환지계획·환지확정조서·공고문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은 해당 토지가 조상에게 배정된 사유지 환지인지, 사업으로 조성되어 지자체에 귀속된 공공시설용지인지를 구별하는 것이다. 법원은 도로로 사용되더라도 종전 소유자에게 환지된 토지는 지자체에 귀속되는 공공시설용지와 구별하여 판단한다. 따라서 "환지사업으로 도로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이나 청구 가능성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도로 사용료 청구의 두 가지 관문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첫 번째 관문은 누가 도로를 점유·관리하는가이다. 주민들이 많이 다니거나 아스팔트가 깔려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청이 점유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지자체가 주민 요청으로 포장하고 상·하수도관을 설치했더라도, 그 밖의 도로 개설과 지속적인 유지·관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점유가 부정된 사례가 있다. 최초 공사 주체, 공사비 부담, 재포장·보수 기록, 관리업무 인계자료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 관문은 조상이 도로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배타적인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는가이다. 환지사업으로 도로가 되고 오랫동안 사용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포기를 단정할 수는 없다. 반면 소유자가 주변 땅의 이용과 매각을 위해 직접 도로 환지를 신청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촉탁등기만 보고 비자발적인 환지였다고 판단하기보다, 환지변경신청서와 주변 필지의 분할·매각 이력까지 살펴야 한다.
재개발 평가에서는 '어떤 도로인가'가 핵심
도로는 모두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도로부지 평가 규정은 「사도법」상 사도는 인근 토지 평가액의 5분의 1 이내, 사실상의 사도는 3분의 1 이내, 그 밖의 도로는 유사한 이용가치를 가진 표준지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구분할 수도 있다. 재개발 종전자산 평가에서도 이러한 분류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 다만 그 밖의 도로라고 해서 인근 대지와 같은 가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글 로투마니법률그룹 전세경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