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2개 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 해상운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실적이 둔화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사업 구조개편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실적 반등을 모색한다.
롯데케미칼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조3951억원, 영업손실 2814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112.3% 확대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이어간 흑자 기조가 3분기 들어 끊겼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원료와 제품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원료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주요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원화 강세와 해상운임 상승 등 원가 부담이 가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프레드 악화가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프레드 악화로만 약 49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기초화학(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LC타이탄, LC USA, 롯데대산석화 7~8월)이 매출액 3조7235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 상승분의 제품 가격 반영이 지연되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됐고 환율 하락 영향까지 더해져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회사는 글로벌 공급 부담과 수요 회복 지연으로 4분기에도 약세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과 관련해서 롯데케미칼은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성낙선 롯데케미칼 재무혁신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초 글로벌 에틸렌 신규 증설 규모를 약 1700만톤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1000만~1100만톤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에도 울산 지역에서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가동이 예정돼 있어 단기간에 극적인 시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사업재편과 고부가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통해 반등에 나설 방침이다. 대산 공장은 지난 9월 HD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법인(JV) H&L Advanced 출범을 완료했으며 안정적인 통합 운영체계 구축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여수 사업 재편은 여수공장 물적분할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여천NCC와의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사업재편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성 본부장은 "각 개별 통합 프로젝트별로 약 3000억원의 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통합 운영을 통해 기초유분의 외부 판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산공장과 여수공장이 향후 롯데케미칼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되면 연결 기준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3분기 영업손실 154억원을 기록한 첨단소재 부문은 율촌 컴파운딩 공장 가동을 통해 반등을 모색한다. 해당 공장은 지난 9월부터 24개 전 라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연산 50만톤 규모의 국내 최대 단일 컴파운딩 생산 체제를 갖췄다. 내년 1분기에는 고부가 제품 전용 라인을 추가로 가동해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업황 변동에 강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고부가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