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음료 한 잔, 디저트 하나를 팔아 남는 마진이 극히 적은데도 플랫폼이 가져가는 높은 수수료와 배달료를 부담하고 나면 남는 것은 누적되는 적자와 한숨뿐입니다.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탄식이 나옵니다."
소상공인 단체들이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플랫폼 기업과 협상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 기각 이후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수수료 인하와 피해 구제를 민간 협상을 통해 끌어내겠다는 취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등 5개 단체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 플랫폼 민간상생협의체'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5개 단체는 고물가·고금리와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배달플랫폼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으로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외식업과 카페 등은 상품 가격에서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남는 마진이 크지 않은 만큼 플랫폼 비용 부담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사 거래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 입점 업체가 부담하는 월평균 총거래 비용(수수료·배달비·광고비 합산)은 월 매출의 26.2%에 달한다. 매출 100만원을 올리면 26만원 이상이 플랫폼 관련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민간상생협의체는 배달플랫폼과 협상을 통해 상생 수수료 체계를 마련하고 불합리한 약관과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은 주요 배달플랫폼 기업에 수수료 개편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상생안을 마련하고 공식 협의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와 국회에는 합의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고장수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국 16만 카페 사장님들을 비롯한 수많은 외식업·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며 "배달플랫폼의 과도한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전가, 불공정한 약관 등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플랫폼을 향해 △중개수수료 및 배달비 인하 △자사 우대와 광고비 강요 등 불공정행위 중단 △소상공인과 실질적인 민간상생협의체 구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공정위가 배달플랫폼 관련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한 점도 지적했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제안한 재발 방지 대책을 토대로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5개 단체는 "대형 로펌을 앞세운 행정소송이 수년간 이어지는 동안 국고로 귀속될 과징금은 이미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에게 아무런 구제가 되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수료 인하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행 구조상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피해를 입은 영세 점주들에게는 1원의 보상도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플랫폼사들의 소상공인 수수료 인하나 지원 프로모션 등 현장 상생활동 여력 자체를 원천적으로 말살할 것"이라고 했다.
5개 단체는 조속한 시일 내 상생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포함한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