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법원의 잠정 집행정지로) 정지된 (쿠팡) 조사 때문에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노력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데 따라 현장조사를 다시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법원이) 경제적 약자들의 권익, 수십만 소상공인들의 권익으로 이뤄진 공익의 무게에 손을 들어준 것은 매우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불응하며 취소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행정기관이 현장조사를 할 때는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행정조사기본법 조항을 이유로 들면서다.
2007년 제정된 행정조사기본법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 공정위 소관 8개 법률 위반행위 조사의 경우 사전통지 규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2011년 제정된 대규모유통업법은 원칙적으로 사전통지 대상에 포함된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이 사전통지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조사는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는 증거 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조사대상자에 조사 개시와 동시에 조사 목적 등을 구두로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원은 약 한 달 간 잠정적으로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뒤 지난 23일 이를 최종 기각했다.
법원 판단으로 공정위의 현장조사는 재개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기각 결정은 직권조사 결정 자체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본안소송과는 별개다.
주 위원장은 "이렇게 교묘하게 공정위 조사를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도록 다시 한번 기존 규정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원을 중심으로 공정위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한다는 주장이 계속되는 데 대해선 "미국의 어떤 메이저 언론사도 이런 보도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경쟁당국이라든지, 이 분야 전문가들은 우리 경쟁당국의 역량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얘기들이 주로 정치권 하원에서 많이 나오고, 경쟁정책 전문가라든지 경쟁당국에선 나오지 않는 얘기라고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음달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과 관련해선 "지금은 플랫폼이 경제에서 굉장히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힘도 커졌다"며 "기존의 경쟁법 방식으로는 플랫폼을 모니터링하고 감시하고 제재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신설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쿠팡,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사건들을 보면 다양한 법 위반 행위들이 결합돼 있다"며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표시 광고 관련 문제, 끼워팔기 등 다양한 법 위반 행위들이 결합된 복합적 사건을 잘 다루려면 특화된 조직이 필요하고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달앱에 특화된 어떤 특별법이라든지, 아니면 온라인 사업 입점업체를 보호하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이런 플랫폼 산업의 특징에 맞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