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할인" 요즘 치킨 쿠폰 많아진 이유...육계값 확 떨어졌다

이병권 기자
2026.10.07 14:21
2026년 육계(닭고기값) 가격/그래픽=이지혜

치킨의 핵심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크게 낮아졌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메뉴 가격은 그대로다. 치킨업계는 인건비 등 다른 비용 부담이 여전하고 육계값이 올랐을 때 본사가 원가 상승분을 일부 부담했다며 정가 인하보다는 할인쿠폰과 프로모션으로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치킨에 주로 쓰이는 9~10호 냉장 닭고기 시세는 1㎏당 3769원으로 지난 3월 고점인 5308원보다 29.0%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1㎏당 3308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다.

육계값이 하락했으나 주요 메뉴의 권장가격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BBQ 황금올리브치킨과 교촌치킨 허니콤보는 각각 2만3000원이고 bhc 뿌링클은 2만1000원이다. 가맹점과 주문 경로에 따라 실제 판매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는 본사가 실제 부담하는 매입단가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장기 공급계약에 따라 시세 변동이 매입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고 가공·염지·포장·물류 과정에서도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맹점에서는 식용유와 인건비·임차료에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 관련 비용까지 부담한다.

올해 초 닭고기 가격이 급등했을 때 본사가 가맹점주의 의견을 반영해 비용 일부를 떠안으며 판매가격 인상을 억제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bhc와 교촌은 각각 2023년 12월과 4월에 BBQ는 2024년 6월에 마지막으로 가격을 조정한 뒤 대표 메뉴의 권장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BBQ 픽업 올데이 할인 행사 배너(왼쪽)과 배달플랫폼 쿠팡이츠에서 캡처한 bhc 할인 행사 배너(오른쪽) /사진=각 사 애플리케이션

업계는 대신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 행사를 꾸준히 이어왔다고 설명한다. BBQ는 자사 앱에서 방문 포장 주문에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할인쿠폰을 매일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서도 주요 치킨 브랜드의 할인쿠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가를 내리는 것보다 행사별 할인 폭과 조건을 조절하는 편이 수월하기도 하다. 정가를 내리면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 재인상에 대한 저항이 크지만 할인은 원가와 수요 상황에 따라 기간과 규모를 조절할 수 있어서다. 자사 앱 할인은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다만 똑같은 치킨을 할인 여부에 따라 다른 가격에 구매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는 분위기다. 할인 정보를 모르면 정가를 그대로 내야 하니 사실상 더 비싸게 구매하는 셈이고 주문할 때마다 가격을 비교해야 하는 피로감이 쌓일 수 있어서다. 할인 행사가 여러 명목으로 사실상 '상시' 운영되는데 가격을 내리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치킨값을 둘러싼 논란은 정부 조사로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6일 BBQ·bhc·교촌 본사에 조사 인력을 보내 가격 담합 여부와 비용 부담 구조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육계 가격 하락에도 치킨 가격은 그대로라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떨어졌다고 전체 원가가 같은 폭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업체들끼리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고 아이디어를 두고 다투는 게 일상인데 출혈 경쟁이면 몰라도 가격을 담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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