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입주 16년이 지나도록 대지권 등기가 이뤄지지 않아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경기 고양시 일산 하이파크시티 주민들의 집단민원 해결에 나섰다. 권익위는 관계기관 간 이견을 조정해 지적 정리와 환지처분을 연계하는 조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권익위는 2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청에서 정일연 권익위원장 주재로 일산 하이파크시티 재산권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하이파크시티 주민 대표를 비롯해 고양시, 한국농어촌공사, 도시개발사업조합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하이파크시티 입주 후 16년이 지났지만 대지권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주민들이 부동산 매매와 대출, 상속·증여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 데 따라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산 덕이구역 도시개발사업은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일원 65만7779.6㎡ 부지에 수용인원 1만5477명(약 5159세대) 규모로 추진된 환지 방식의 도시개발사업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과거 지적 정리 과정의 오류로 일부 토지가 지적도상 중복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로 인해 사업은 준공과 지적 정리 단계에서 멈춰섰고 환지처분과 대지권 등기도 마무리되지 못했다.
주민들은 관계기관 간 이견으로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자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권익위에 행정적 조정을 요청하는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1982년 토지 분할 당시 임야도 정리가 누락되면서 발생한 지적 오류가 원인이다.
고양시는 과거 행정 과정에서 발생한 지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신청에 따른 등기 정정 또는 말소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는 토지 보상 없이 등기와 지적공부 정정에 협조하기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도시개발사업조합도 지적 정리와 환지 청산 문제가 얽혀 있어 기관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권익위는 민원 접수 이후 현장조사와 실무협의를 거쳐 기관별 입장과 책임 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를 해소하면서도 한국농어촌공사의 자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정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적도상 중복 등록 정정, 한국농어촌공사 소유 토지의 자산 보전, 도시개발사업 환지처분 및 청산 문제 등을 놓고 주민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청취했다.
권익위는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관계기관 간 이견을 조율하고 지적 정리와 환지처분·청산이 함께 추진될 수 있는 합리적인 조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대지권 등기가 완료되지 않아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더는 해결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며 "오늘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와 관계기관의 입장을 모두 확인했다.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가 하루빨리 가능하도록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