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여성임원 비율 8.4%...4명 중 1명은 '사외이사'

정인지 기자
2026.09.29 12:00

여성임원 비율 가장 높은 회사는 '노스페이스' 영원무역

/사진제공=성평등가족부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 중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노스페이스 등 유명 스포츠브랜드 의류를 생산하는 영원무역으로 집계됐다. 다만 상장사 전반적인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한자릿수로 낮고, 사내이사보다 법적으로 채용 의무가 있는 사외이사 비중이 높았다.

여성근로자 대비 여성임원 0.5% 불과

29일 성평등가족부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193개)의 전체 임원 1만792명 중 여성은 8.4%(903명)로, 전년 대비 0.3%p(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선임한 상장사는 97.9%(189개)로, 전년 대비 1.7%p 상승했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등기임원 1437명 중 여성은 17.5%(252명)로 전년 대비 1.4%p 상승했고 미등기임원 9355명 중 여성은 7%(651명)로 0.2%p 확대됐다.

다만 등기임원은 대부분 사외이사였다. 사내이사 560명 중 여성은 4.1%(23명)에 그쳤고 사외이사는 26.1%(229명)에 달했다.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 여성 임원 대비 사외이사 비중은 25.4%에 달한다.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도 여성이 크게 낮았다. 전체 남성 근로자 대비 남성 임원은 2.3%, 여성 근로자 대비 여성 임원은 0.5%였다. 여성은 근로자 201명당 임원 1명, 남성은 근로자 43명당 임원 1명꼴로 남성이 여성보다 4.6배 높았다. 성별 근로자 대비 임원비율의 배율은 2023년 5.1배에서 2024년 4.8배, 지난해 4.6배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기업 임원진에 여성이 과소대표되는 것은 전세계적인 문제다. 유엔여성기구에서 최근 발간한 '2026년 젠더 스냅샷 보고서'에서는 "전 세계 상장기업의 71.8%에서 여성은 전체 대표성에 비해 더 적은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대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82.8%로 높아져 여성은 대기업에서 더 큰 장벽을 맞게 된다"고 적었다.

영원무역 44%로 여성임원비율 1위
/사진=노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쳐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도 절반에 못 미쳤다.

영원무역은 여성 임원비율이 44.4%로 1위(12명)였다. 영원무역은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이 2007년부터 임원으로 재직해오다 2023년부터 부회장으로 승진한 상태다. 미등기 여성임원 중에는 2001년 영원무역그룹의 1호 여성 임원으로 승진한 이흥남 사장(당시 이사)이 있다.

2위는 CJ ENM(31.8%, 14명), 3위는 신한지주(30%, 6명)다. CJ ENM은 사내이사에 이선영 커머스부문 대표이사가 있으며, 미등기임원으로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외 패션BU장, 영화사업부장, 성장추진실장, IP사업본부장 등이 있다. 신한지주는 여성 사외이사가 4명이고, 그룹소비자보호부문장(CCPO), 감사파트장(CAO)이 여성이었다. 그 외 아모레퍼시픽이 28.8%(7명), 삼성에피스홀딩스가 28.6%(2명)로 뒤를 이었다.

여성 임원의 절대 숫자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가 85명(7.5%)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차는 28명(5.8%), CJ제일제당은 25명(22.3%), 네이버는 24명(16.9%), 셀트리온은 21명(23.6%)였다. 영원무역은 12위였고, CJ ENM은 10위, 아모레퍼시픽은 7위였다. 신한지주와 삼성에피스홀딩스 20위 순위권에 들어오지 못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공시대상 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10% 미만 수준이고 주로 사외이사를 활용하고 있는 것은 한계"라며 "기업 내부의 인재 육성과 승진 구조 등 전반에서 성별 균형이 이뤄지도록 제도 및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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