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예산 37.6조인데…실제 쓸 수 있는 돈은 '5%' 불과

경기=권현수 기자
입력 2026.11.06 14:46 수정 2026.11.06 14:46

국고매칭·법정경비가 전체 예산 77.5% 차지
경기도 세출 구조 경직성 심화…자체 투자사업 9% 그쳐
추미애 "예산 규모 겉착시…중앙·지방 재정분담 합리화 필요"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예산 규모가 37조원을 넘어섰지만, 도가 자율적으로 기획해 투입할 수 있는 가용 재원은 전체 예산의 5%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매칭 의무와 법정경비, 복지비 지출이 급증하면서 재정 운용의 경직성이 심화했다.

도는 6일 이 같은 세출 구조의 한계와 실태를 다룬 '경기 재정브리프' 제3호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 기준 경기도 일반회계 세출예산 37조6115억원 가운데 국고보조사업 관련 예산이 55.5%(20조9000억원), 시·군 및 교육청 등으로 이전되는 법정경비가 22%(8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예산의 77.5%가 지출 용도가 정해진 의무 성격의 경비다.

반면 도가 자체적으로 기획해 추진하는 투자사업 예산은 3조4000억원(9.0%)에 그쳤다. 이마저도 약 1조5000억원은 지역개발기금 및 지방채 등 차입재원으로 충당해 순수 자체 재원으로 선택할 수 있는 사업 규모는 전체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의무 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국고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지방비 매칭 부담이 꼽혔다. 본예산 기준 도비 매칭 비용은 2022년 1조6222억원에서 2026년 2조5219억원으로 55.5% 증가했다. 인구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기초연금·장기요양 등 복지비 지출도 늘어, 전체 예산 중 복지예산 비중은 2022년 41.8%(14조528억원)에서 2026년 49.0%(19조6007억원)로 상승했다.

도는 대안으로 △정부의 국고보조사업 신설·확대 시 지자체 협의 강화 △국가 복지사업 기준보조율 상향 △인구·사업량 감안한 보조율 차등화 등을 제안했다. 또한 사업 성과 평가를 통한 지출 우선순위 재조정과 효율적인 세출 관리를 추진할 방침이다.

추미애 도지사는 "예산 외형이 크다고 해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라며 "도민 삶에 필수적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출 구조를 정비하고, 중앙과 지방 간 합리적인 재정 분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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