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에선 지금 구조작업이나 열심히 하세요. 이런 것 자꾸 해가지고 권한 늘리려고 하지 말고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4월25일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세월호와 같은 사고 발생시 원활한 구조 활동을 위해 수상구조사 제도를 신설하고 민간 해양구조대원의 해상구조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의 '수난구호법' 개정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약 3주 전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었다. 그러나 관련 기관들이 이해관계를 따져가며 '밥그릇 싸움'을 벌인 끝에 법안은 결국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민간해양구조대원이 수난구조활동에 참여할 때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놓고 해양경찰청(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은 찬성하고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는 반대했다. 수상구조사 자격을 신설토록 하는 내용을 놓고는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본부)이 자신들도 해경과 함께 주관부처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고, 해경은 독자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버텼다.
김홍희 해양경찰청 기획담당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게 국가사무만 할 수는 없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해수욕장 같은 경우에도 해운대 관련 부분은 국가에서도 할 수 있는 부분이고 지자체에서도 국민의 안전부분은 같이 해야한다는 게 있어서 안행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한다. 수상구조에 대한 자격은 수난구호법에 명시하는 게 맞다고 본다. 수상구조사 관련해서는 동일한 국가자격을 양 기관에서 다 하기에는 혼돈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양에 관계되는 수상구조사 부분은 해양경찰이 (맡는 게) 맞다고 본다.
소위 의원들 사이에는 정작 법안 내용보다 법의 '이름'을 바꾸는 문제가 가장 큰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의 법안은 법률명을 수난구호법에서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수상'이라는 표현이 갖는 뉘앙스가 문제였다.
배기운 새정치연합 의원=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 이러면… 수상 하면 보통 강물을 생각한다. 해수면과 내수면을 말한다고 정의를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 하면 보통 강물을 생각하지 누가 해수를 생각합니까? 용어가 어째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김승남 새정치연합 의원=아니요, 그렇지 않은데요.
박수철 농해수위 전문위원=지금도 수상레저안전법이 있습니다.
배 의원 =수상레저안전법 그것도 바꿔야 되지요. 용어가 혼동돼 있어요.
심지어 논의는 여기서 중단됐다.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 이것은 부처 간에 아직 반대가 많은데요.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소위원장)= 정리가 아직 안 된 것 같아.
이날 소위에서는 수난구호법 개정안은 놔둔 채 항만법과 개항질서법에 분산돼 있던 조항들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기 위해 2013년초 정부가 발의했던 선박의 입·출항법 제정안을 비롯해 개항질서법, 항로표지법, 해양사고 조사심판법, 연안사고예방법 등이 처리됐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다수의 수난구호법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국내 여객선 비상수색구조계획서 작성·신고 의무화(이하 발의자: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 △매년 수난대비기본훈련 실시 및 심해잠수훈련센터 설립(손인춘 새누리당 의원) △선장과 승무원에 구조의무 부여 및 형사상 책임 강화(백재현 새정치연합 의원) △구조의무 주체에 조난된 선박 및 승무원 추가(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 △해양재난안전 종합훈련센터 설립(김성곤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농해수위 법안소위에서 논의 한번 되지 못한 채 안전행정위원회로 이관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해양경찰청이 국민안전처로 통합되면서다. 안행위에 '굴러온 돌'이 된 수난구호법 개정안은 지난 2월11월 법안소위에 회부된 뒤 단 한차례도 논의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