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으로 유발된 각종 강력범죄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면서 사회적으로도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지만 관련 법은 국회 문턱을 넘는데 실패하고 있다. 15대 국회서부터 스토킹 특례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지만 한 번도 통과된 적이 없다.
국회에 '스토킹' 법안이 처음 등장한 건 1999년 5월 김병태 의원(당시 국민회의) 등이 공동발의한 '스토킹처벌에 관한 특례법'이다. 스토킹의 정의에서부터 수사단계에 스토킹 피해자를 위한 접근금지, 의료기관 요양소 위탁 등 '임시조치'를 명시해놓은 김 의원의 법안은 이후 발의되는 법안들의 골격이 되고 있다.
법안은 스토킹을 '특정한 사람을 그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미행하거나 편지, 전화, 모사전송기(팩스), 컴퓨터통신 등을 통해 반복하여 일방적으로 말이나 글 또는 사진이나 그림을 전달함으로서 심각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또 이런 행위를 한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법안이 2000년 임기만료로 폐기된 후 16대 국회인 2003년 10월 이강래 의원(당시 새천년민주당)이 '스토킹방지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에서는 '스토킹' 범위가 피해자 자신 뿐 아니라 가족까지로 다소 넓어진다. 하지만 스토킹 행위의 처벌은 그 행위에 대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금지명령 등을 위반하거나 금지명령 등의 기간이 만료한 후 다시 스토킹을 한 후에만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2005년 9월 염동연 의원(당시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스토킹 등 대인공포유발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은 스토킹 행위를 보다 세분화했다. 계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해 면회나 교제를 요구하는 행위 뿐만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감시받는 인식이 들게하는 행동, 진로에 막아서거나 주거지 근처에서 지켜보는 행위 등이 포함됐다.
또 이전과 달리 '스토킹피해센터'를 두도록 해 스토킹 피해자가 법적보호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벌은 앞서 이강래 의원의 법안과 마찬가지로 스토킹 행위에 대한 직접 처벌이 아니라 금지명령을 위반했을 때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염 의원은 같은해인 11월 해당 법안을 철회하고 곧바로 '지속적 괴롭힘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재발의했다.
스토킹 처벌을 규정하는 데 있어서 '계속적'이라는 표현대신 횟수를 보다 구체화해 '2회 이상'이라고 제시했다. 처벌도 일반인과 청소년 대상을 나눴다. 일반인 대상으로는 1년 이하 징역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청소년 상대 스토킹 범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밖에 흉기 및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스토킹범죄를 범했을 경우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가중처벌 규정도 포함됐다.
18대 국회에서 제안된 김재균 의원(당시 민주당)의 '스토킹 처벌 및 방지에 관한 법'은 염 의원의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처벌 규정도 염 의원의 법안을 거의 그대로 따랐다. 흉기를 휴대하고 스토킹을 한 자에 대해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규정만 다소 강화했다.
19대 국회 들어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제남 정의당 의원, 남인순 더민주당 의원,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4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다.
2012년 8월 제안된 이 의원의 '스토킹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안'은 스토킹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춰 스토킹피해자 지원법인 신설 등이 포함됐다. 김제남 의원의 '스토킹 방지법안'도 마찬가지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스토킹 피해자 지원시설을 설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2월 발의된 남인순 의원의 '스토킹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스토킹 행위에 대해 보호처분이나 다른 예외를 적용하지 않고 반드시 형사처벌을 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기존에 발의된 법안이 피해자의 명시적인 처벌의사 없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였지만 남 의원의 법안은 누구나 신고하고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가해자가 고소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고소취하를 종용하며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히고 괴롭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 접근 금지의 경우, 경찰이 선조치한 후 법원에 승인을 얻는 방식으로 피해자 보호 체계를 갖췄다.
이밖에 현재 '경범죄처벌법'상 경범죄로 규정돼 있는 것을 '형법'에 명시하도록 하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의 법안도 발의돼 있다.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해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한 사람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