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제공약 집대성 주진형 "새누리 정책 아이디어 고갈"

정영일 기자
2016.04.11 06:00

[the300][경제전문가인터뷰⑤]주진형 더민주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

↑주진형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사진=머니투데이 DB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경제민주화의 전도사'라면 주진형 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은 '경제민주화의 파트너'다. 김 대표가 큰 그림을 그린다면 주 부실장은 공약으로 구체화시킨다. 반대로 구체적인 공약으로 김 대표를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 기초연금 공약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노인 빈곤 해결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20만원으로 하면 정부 정책과 다를게 뭐가 있냐"며 김 대표와 당을 설득했다.

그가 더민주에 와서 만들어낸 공약을 집대성한 것이 '경제분야 5대 공약'이다. △건강보험료 개혁 △국민연금 공공투자 △국공립대 등록금 인하 △구직촉진급여 지원 △기초연금 3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얼핏보면 경제민주화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되물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지난 5일 만난 주 부실장은 공약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통해 그간의 한국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주 부실장은 우선 새누리당의 공약에 대한 비판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새누리당은) 나라가 어떻게 가야한다는 비전이나 나라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아이디어가 이미 고갈됐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정책을 가져다 쓰거나 과거의 정책을 재탕하는 것이 그 때문"이라고 했다. 주 부실장은 새누리당 경제정책의 큰 틀로 △대기업에 의한 투자·낙수 효과에 의한 경제운용 △관료가 주도하는 경제정책 △부동산 버블을 통한 자산 축적 3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우리 경제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 예로 건강보험 체계를 들었다. 주 부실장은 "건강보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제도중 하나인데, 복잡한 보험료 부과체계에 숨어 10%의 부자들이 합당한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소득 기준으로 건보료 부과체계를 단일화할 것을 공약했다. 주 부실장은 "건강 보험 뿐 아니라 우리의 많은 시스템이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구조로 돼 있다"며 "이런 시스템들을 그대로 떠서 해외 다른 나라에 가져다 놓으면 20년내에 그 나라에서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실장은 "사람들은 다른 시스템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소득 양극화가 왜 이렇게 심해졌는지 잘 설명을 못한다. 그렇다보니 맨날 과거 정부가 대기업 위주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뻔한 대답을 내놓는다"며 "부동산에 대한 부실한 세금 제도와 임대소득에 세금을 제대로 물리지 않는 것, 돈 있는 사람들이 건강보험료를 제대로 안내는 것들 하나하나를 모으면 그것이 바로 소득양극화가 되는 구체적인 메카니즘"이라고 비판했다.

주 부실장이 지적하는 우리 경제 정책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관이 주도하는 경제시스템이다. 주 부실장은 "흔히 복지예산은 선심성 예산이라하고 사업성 예산에 대해서는 비판을 하지 않는데 사실은 사업성 예산이 선심성 예산"이라며 "국민의 돈인 예산을 국민에게 주는 것은 선심성이라고 비판하고 관료와 정치권과 토건족이 사업성 예산이라는 명목으로 주무르는 것은 사업이라고 한다. 기본적인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5대 공약 중 이같은 비판과 직접 연관된 것은 구직촉진급여 공약이다. 정부에서는 직업교육 등을 담당하는 고용센터에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주 부실장은 그럴 것이 아니라 구직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알아서 직업교육 기회를 찾게 하는게 낫다고 주장한다. 그는 "(직업교육을 담당하는 고용센터 등은) 노동부 공무원 은퇴자들을 위한 직장을 만들어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직접 급여 형태로 지급해 자기가 알아서 교육받게 하는게 낫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달리는 정책의자' 발대식에서 주진형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과 대화하고 있다. 2016.03.03./사진=뉴시스

주 부실장은 14조원에 달하는 농업예산에 대해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는 "농업 예산 가운데 사업에 배정된 대부분의 돈이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영농기계를 사주는 방식으로 업자들에게 돌아간다"며 "유럽의 경우 농업예산의 70~80%가 농촌에 있는 사람들의 사회적 기능과 환경적 기능, 로컬푸드 제공 기능 등 감안해 직접 지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정책의 큰 틀을 바꾸지 않을 경우 일본과 같은 길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주 부실장은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게 된 것을 단순히 버블 붕괴에서만 이유를 찾으면 25년전에 깨진 버블이 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하지 못한다"며 "단순히 거시 경제정책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그같은 사회 제도 아래에서는 고성장이 끝나고 나면 저렇게 가는 것이 정책 디자인상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가 일본 시스템을 모방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일본과 똑같은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걸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실장은 "우리는 그동안 나쁜 정책 속에서 살아왔지만 그동안 고속성장을 하면서 이런 문제점들이 부각이 되지 않았다"며 "자전거가 달릴 때는 모르지만 속도가 줄거나 멈추면 균형이 없어지고 넘어진다. 우리가 하자는게 자전거 뒤에 보조 바퀴를 더 달아서 세발 자전거처럼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려는거다. 우리 경제를 새롭게 '빌드업'(Build up·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59년 서울 △서울대 경제학과,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박사 수료 △삼성증권 전략기획실 상무보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 상무 △우리투자증권 리테일사업본부 전무 △J&C 컴퍼니 대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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