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부익부빈익빈 한국스포츠

지영호 임상연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6.07.29 09:05

[the300]종합

'또 메달 타령 나올라'…연금 점수 1-6등 45배차

"은메달에 오른 우리 선수는 아쉬운 눈물을 흘리는데 4위를 기록한 유럽 선수는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더군요."

런던 하계올림픽이 한청이던 2012년 8월 한 포털에서 이 같은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자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세계 2위도 대단한 기록임에도 기뻐하기보다 억울해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는 것이 글의 요지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부상 속에서도 4위를 차지한 장미란의 웃음과 은메달만 두개를 따낸 박태환의 미소를 보면서 1등 집착증이 완화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2016년 하계올림픽을 1주일여 앞두고 한국 스포츠가 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감동을 국민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기준 5위 내 두번이나 오른 스포츠 강국인만큼 1등만 추구하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점수 따라 늘어나는 연금=선수들의 '1등 집착증'은 입상순위에 따라 대폭 늘어나는 지원금과 연계돼있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르면 국제대회 등에서 입상한 선수들은 평가점수를 받고 누적된 점수에 따라 '경기력향상연구연금' 명목으로 매년 연금을 받는다.

스포츠선수에 지급되는 연금은 국제대회별 평가점수에 따라 산정된다. 올림픽대회 금메달을 따면 90점, 은메달을 따면 70점, 동메달을 따면 40점이다. 4위 이하로 가면 점수는 대폭 낮아진다. 4위는 8점, 5위는 4점, 6위는 2점씩이다.

2011년까지 올림픽 금메달은 90점, 은메달은 30점, 동메달은 20점을 부여했으나 편차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런던올림픽 이후 현재와 같이 변경됐다.

올림픽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은 4위 이하에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다.

편차도 크다. 올림픽 다음으로 점수를 많이 부여하는 4년주기 세계선수권대회는 동메달을 따봐야 7점에 그친다. 세계선수권대회가 아닌 대회는 동메달이 불과 1점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90개를 따야 올림픽 금메달 1개와 같은 점수다.

연금은 110점 기준으로 100만원이다. 금메달을 하나 따면 90점이 부여되지만 110점에 해당하는 1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110점을 넘어가면 10점당 150만원의 일시장려금을 주는데 올림픽 금메달이면 10점당 500만원을 준다.

연금 대신 일시금으로 수령도 가능하다. 20~30점 구간에선 1점당 112만원, 30점 초과시엔 56만원 꼴로 지급한다. 예컨대 평가점수가 0점인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6720만원을 받는다. 반면 같은 기준으로 동메달을 따면 3920만원을 수령한다.

여기에 포상금은 별도다. 금메달의 경우 6000만원을 받는다. 은메달은 3000만원, 동메달은 1800만원이다.

◇스포츠 1등집착 근절법, 논의 없이 폐기=순위에 집착하는 스포츠문화를 전환시키기 위한 국회에서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경민 의원이 2014년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은 입상순위에 따라 차등적인 지원금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순수하게 스포츠정신에 입각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고를 인정하는 스포츠 문화를 정착하겠다는게 주요 발의 이유다.

신 의원은 "지원금을 입상순위에 따라 차등 지급하면서 건강한 스포츠 정신은 변질되고 순위에 급급한 스포츠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금메달, 1등에 집착하는 문화 때문에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스포츠 강국으로 자라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은 10개월만인 지난해 2월 교문위에 상정돼 해당 소위로 넘겨졌지만 더이상 논의되지 못했다. 선수들의 성취동기나 경쟁심리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여전히 메달에 따른 점수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점수조정이 재논의될 지 관심이다.

교문위는 전문위원 보고서를 통해 "올림픽 입상 점수가 금메달과 동메달은 2.4배, 4위와는 11.3배, 6위와는 45배 차이가 난다"며 "동일한 국제경기대회에서는 입상선수 간 점수 차가 너무 과도하게 차이나지 않도록 하는 개선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스포츠산업, 골프가 3/4? 정부 융자사업 단일종목 편중 심각

생활체육 기반 확대와 스포츠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산업 융자사업이 골프 종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540억원 규모의 스포츠산업 융자사업 중 골프 종목 지원액은 340억원이다. 여기에 추가로 골프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 사업 등에 60억원을 더 집행할 수 있어 최대 400억원까지 골프 종목에 지원될 전망이다. 비율로 보자면 '74%'가 골프에 지원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모든 스포츠에 지원하는 전체 종목 융자 예산 180억원의 두배 넘는 금액이다.

해당 사업은 민간체육시설에 대한 시설관련 자금지원과 체육용구 생산업체 및 스포츠서비스업체의 생산설비·연구개발 등을 정책자금으로 융자하는 내용이다. 정책자금융자는 민간 사업 중 공익성이 크고 장려·진흥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부가 재정자금 등을 재원으로 민간금융기관보다 낮은 이자율로 빌려주는 제도다. 현재 공공자금 변동금리에 따라 1.69%로 지원 중이다. 시중 대출금리에 비해 1~2%P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엔 1분기 기준 2.39%로 지원됐다.

문체부는 일반융자 200억원 외에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특별융자 340억원이 추가로 늘어나면서 골프 종목의 비중이 커진 것이란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40개 이상의 체육 종목이 있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 골프 종목의 융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비중이 커진 것)"이라며 골프 종목의 특별융자와 관련해선 "국회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통과시킨 내용"이라고 답했다.

특별융자는 회원제 골프장을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하는데 지원한다. 전국 580개 회원제의 영업이익이 -6%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퍼블릭은 30%에 이르는 만큼 적자 운영중인 회원제 골프장에게 정부가 저리로 대출해 퍼블릭 골프장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국 골프장 수는 474개로 이중 부실 골프장은 100개로 추산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회원제 골프장의 방만운영을 국고로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골프 대중화 필요성 등의 논리에 밀려 540억원 전액을 수용했다.

지난해 11월 교문위 예결소위에서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골프장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은데 이렇게 방만하게 많이 건설돼 운영하면서 발생한 손실비용을 계속해서 국고로 보전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나 심동섭 문체부 체육정책관은 “골프장에서 거둔 부가금 400억원을 다시 골프장에 융자지원하는 것으로 자기들 돈을 융자해 자기들이 다시 쓰는 그런 형식”이라고 설득했다.

골프장 부가금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고소득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회원제 골프장 시설 이용료에 매기는 돈이다. '국민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국민체육진흥사업의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하고있다.

문제는 골프 종목의 편중현상에 대한 지적이 이전부터 지속돼왔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이달초 발간한 2015회계년도 상임위원회 결산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집행된 융자액 130억원 중 골프종목 융자는 54억원으로 41.5%가 집중됐다.

예정처는 "골프는 민간투자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융자금이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융자 지원한도액을 규정하는 것 뿐 아니라 여러 종목에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스포츠' 기본법 마련될까

2016년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본진은 정몽규 선수단장을 비롯한 본부임원 23명과 체조, 펜싱, 역도, 핸드볼, 복싱, 사격, 조정, 수영 8개 종목 63명 등 선수단 86명 외 코리아하우스 운영단, 각 종목별 협회 관계자, 기자단 포함 총 159명이다.선수단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경유해 28일 0시40분 리우에 도착한다. 비행시간만 24시간35분, 거리는 1만8112km에 이른다. 2016.7.26/뉴스1 <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스포츠 관련법을 총괄할 수 있는 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체육기본법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법’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스포츠시장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최근 스포츠분야를 총괄하면서 각 업무영역을 종합적으로 규율하는 ‘스포츠기본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익스트림스포츠, e-스포츠 등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의 스포츠여건에 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관된 스포츠정책을 이끌어내기도 힘들다는 게 한 의원 설명이다.

그는 “국민체육진흥법은 1962년 9월 제정, 공포된 이후 35회에 걸친 개정으로 체계와 내용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현재의 스포츠여건에 부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스포츠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체육진흥법은 1964년 동경올림픽 등을 앞두고 급조된 법안으로 일본의 스포츠진흥법이 모태가 됐다. 제정 당시 우리나라 경제 및 스포츠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등 졸속입법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입법 목적인 생활제육이나 사회체육의 활성화보다는 국가주도형의 엘리트체육 육성에 정책의 중점을 두고 운용돼 왔다.

이렇다 보니 △생활체육진흥법 △경륜·경정법 △스포츠산업진흥법 △포뮬러원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지원법 등 다른 스포츠 관련법들과의 연계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에는 수많은 스포츠 관련법들이 있지만 법률상호간의 체계를 고려하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제정, 독자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기본법은 국민체육진흥법을 비롯해 스포츠 관련법을 총괄하는 우월적 지위의 모법형태로 스포츠정책의 계속성과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스포츠를 국민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이하 스포츠권)으로 규정했다. 스포츠가 단순한 체육활동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사회·문화적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인간답게 살 권리의 한 부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스포츠 관련 각종 정책과 지원도 이 스포츠권을 근간으로 이루어지도록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스포츠 진흥을 위해 5년마다 스포츠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민들의 스포츠권을 향유할 수 있도록 교육과 시설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하지만 스포츠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대적으로 국회 관심도가 떨어지는 법안인데다 정부도 미온적이어서다. 법률간 충돌이나 중복문제 없이 제정안을 입법하기 위해선 현재 스포츠 관련법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19대국회에서도 한 의원을 비롯해 이자스민(스포츠기본법), 문대성 전 의원(체육기본법) 등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못된 채 임기만료폐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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