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제출 37일 만에 예결위 개최...'편성 요건' 놓고 공방(상보)

세종=박경담 기자, 백지수 기자, 이건희 기자, 노규환 기자
2017.07.14 17:02

김동연 부총리 "국회서 추경 편성 요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 논의한다면 적극 검토하겠다"

야3당이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추경에 동참할 의사를 밝힌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14일 국회 정상화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테이블에 오른 가운데 여야가 추경 요건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부가 제출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일자리추경이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법적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공세를 펼쳤다. 정부·여당은 청년실업을 완화시키기 위해 추경이 꼭 필요하다면서도 국가재정법 개정에는 공감대를 표명했다.

예결위는 이날 오후 여야 예결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정부가 추경안을 지난달 7일 국회에 제출한 지 37일 만이다. 앞서 예결위는 지난 10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야당 위원들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예결위가 산통 끝에 열렸지만 여야는 추경 요건을 놓고 부딪혔다. △전쟁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등이 발생할 경우에만 편성할 수 있는 추경 요건을 두고 해석 싸움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이 선봉에 섰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이번 추경을 심사하려고 해도 국가재정법에 근거도 없고 어디에 잣대를 둬야 할 지 모르겠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는 이번 추경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엄용수 의원도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경기 지표가 좋아 추경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추경에 부정적이었던 기재부 입장이 정권 교체 뒤 느닷없이 바뀌었는데 관료들의 자세가 이렇게 변해도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역시 "정부는 높은 청년실업이 이번 추경 편성 이유라고 하지만 이 문제는 오랜 기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 추경으로 해소될 지 의문"이라며 "추경을 둘러싼 갈등을 없애기 위해선 국가재정법에 담긴 추경 편성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정부는 청년실업 상황이 대량실업 발생 요건에 해당된다고 본다"며 "작금의 청년실업은 전례가 없었기에 추경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도 "야당에선 경기가 좋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청년 체감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에코붐 세대가 당하는 어려움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여유로운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 편성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도 국가재정법 개정 요구에는 긍정적이었다. 김 부총리는 "추경은 지난 19년 동안 16번 편성됐는데 법적 요건 때문에 개정 필요성 역시 많이 제기됐다"며 "국회에서 국가재정법 개정 논의를 하면 적극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이날 의결한 신고리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 결정에도 날을 세웠다.

강길부 바른정당 의원은 "한수원 이사회 결정으로 공사업체, 근로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한수원이 에너지공기업으로서 정부에 협력해야 한다는 에너지법을 법적 근거로 제시하는데 공사 진행 또는 중단을 정권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다는 초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신고리 5·6호기는 영구 중단 결정이 아니고 공론화 기간 동안 지혜를 모아보자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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