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권 남용'의심 태광실업 세무조사, 형사처벌 가능할까

세종=양영권 기자
2017.11.20 17:40

태광실업·김제동 소속사 세무조사 소멸시효 완성돼…관련 공무원 징계도 시효 지나

국세청 조세개혁 TF가 밝힌 태광실업 세무조사 경위도.

국세청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국세행정 개혁 태스크포스(TF·단장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20일 2008년 이뤄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 조사권 남용이 의심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나 형사 처벌은 어려울 전망이다.

국세기본법에는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해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TF는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같은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국세청장이 조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국세청 간부에 투입하려 했으며,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지방청 부서에서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관련인 진술 자료도 제시했다.

당시 국세청장은 한상률 전 청장이다. TF의 지적대로라면 직접적인 형사 조치 대상이 돼야 하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의견이다. 형법에는 공무원의 직권남용죄 공소시효를 7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한 전 청장에 대한 형사 처벌의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2009년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해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세무조사가 국세청 규정상 적법했다며 직원남용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 전 청장은 '학동마을 그림 로비' 의혹 등과 관련해 형법상 뇌물공여, 특가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당시 세무조사 라인에 대한 파면이나 해임, 강등, 정직 등 징계도 불가능하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징계 등의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 이내에만 징계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10월 윤도현·김제동이 소속된 다음기획에 대한 세무조사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돼 관련자 처벌이 어려워 보인다. 국가정보원이 2011년에도 세무조사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이번 TF 활동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이현주 DW커리어 대표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 대표가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임환수 전 국세청장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은 다만 관계자에 대한 형사 처벌, 징계와 별도로 개혁방안을 만들고 일부는 감사원 감사도 추가로 의뢰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다음달 국세행정 TF로부터 최종 종합 개혁방안을 보고받으면 최대한 권고 사항을 이행할 방침"이라며 "이번에 공개된 중대한 위반 사안 외에, 경미한 위반 사안에 대해서도 감사원 감사 등의 방법으로 진실을 규명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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