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집값 잡기' 총동원령… 보유세 '최후카드'는 남겨뒀다

김성은 기자, 이원광 기자, 김지은 기자
2025.10.22 04:00

李 "합리적 투자 문화 정착돼야"… TF서 후속대책 예고
세제강화 가능성 해석 여지… '역풍 우려' 당과는 온도차

이재명 대통령이 "가용 가능한 정책수단과 역량을 집중 투입해 경고등이 켜진 비생산적 투기수요를 철저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수요억제를 통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정책수단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표현은 이번 10·15 부동산대책에 담지 않았던 보유세 강화방안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심에 끼칠 파급력 등에 비춰볼 때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 세제 카드를 실제로 꺼내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비생산적 투기수요를 억제해야만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문화가 정착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산업과 국민 자산의 동반성장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는 국민경제를 왜곡하는 투기차단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대통령이 언급한 '비생산적 투기수요'란 부동산 투기수요를 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15 대책 발표 이후 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부동산대책과 관련한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 집권 후 △6·27 대책 △9·7 대책 △10·15 대책 총 3차례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10·15 대책은 '초고강도' 대책으로 평가된다. 주택매매가 까다로워지고 대출규제가 강화된 탓에 "서민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비판과 "부동산 과열차단을 위한 고육지책"이란 옹호론이 엇갈린다.

대체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여당은 서둘러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주택시장안정화TF(태스크포스)는 12월까지 시군구별 주택공급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후속 입법과제를 정기국회 내에 조속히 입법하고 수요에 부합하는 주택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공이 주도해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고 민간에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진행도 절차의 간소화를 통해 속도를 내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요억제를 위한 극약처방으로 여겨지는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대해 당은 일단 선을 그었다. 민주당 주택시장안정화TF 단장인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후속 세제 관련해서는 고려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유세 강화 카드까지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다는 점에서 당정 간에 미묘한 차이가 엿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처럼 재산세를 (평균) 1% 매긴다고 치면 집값이 50억원이면 1년에 5000만원씩 보유세를 내야 하는데 연봉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5일 한 유튜브채널에 나와 "(우리나라 주택) 보유세가 낮은 건 사실"이라며 "취득·보유·양도세제 전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제를 건드릴 수 없다는 건 틀린 말"이라며 "부동산 안정과 주거복지를 위한 정책은 세제와 공급 모두를 포괄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보유세 강화 카드를 꺼내 들더라도 민심의 역풍을 고려해 그 시점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가 주택 투기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구두로만 보유세 강화를 시사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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