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더 나오기 전에 철회" 국힘, 이혜훈 낙마 압박…與 "옹호보다 검증"

민동훈 기자
2026.01.02 16:31

[the300]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갑질·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차량에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를 향해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은 '배신자' 프레임에 더해 '갑질·막말' 의혹을 부각하며 이 후보자의 낙마를 목표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 정치적 배신의 문제를 떠나서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다"라며 "직원에게 '너를 죽이고 싶다'는 막말을 퍼붓는 사람에게 어떻게 한 나라의 국정 예산을 맡길 수 있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성과 폭언, 사적 심부름까지 제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구의원에게 공천을 주겠다며 탄핵 반대 집회에서 삭발을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즉각 지명을 철회하고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에 대한 갑질과 폭언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집안의 사적 심부름과 고성 호응이 일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최소한의 검증과 세평 조회만 했더라도 이런 사람을 장관으로 지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이 후보자의 갑질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주 의원은 "보좌진에게 유학 중인 아들들의 공항 픽업을 시켰다는 추가 제보도 입수됐다"며 "이 지명자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SNS에 "보좌관 갑질 녹취 파동을 들어보니 국민감정이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치 이전에 인성의 문제"라고 썼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6.1.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후보자는 다 내려놓고 정계를 떠나라"며 "이 파국이 본인의 정치적 야욕 때문에 비롯된 것임을 뼈저리게 깨닫고 스스로 거취를 무겁게 성찰하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 보시기에 더 심하고 민망한 사안이 많이 나오기 전에 이쯤에서 그만 내려놓으라"고 밝혔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인사청문요청안이 송부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개최하고 경과보고서를 정부에 보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지명일이 지난달 28일이었던 만큼 이달 셋째주(12~16일)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주관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를 '배신자', '부역자'로 규정하고 인사청문회에서 고강도 검증을 예고한 국민의힘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자의 낙마를 목표로 청문회 전략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벌써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추가 의혹이 나오기 전에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2.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여당 일각에서도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나선 진성준 의원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솔직히 잘한 인사다 하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면서 "경제 철학에 관해서도 확인해야 되고 국민의힘 쪽에서 '갑질의 대명사였다'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낱낱이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SNS에 "이 후보자 폭언, 듣는 제가 가슴이 다 벌렁벌렁한다"며 "즉시 사퇴하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인사는 장 의원이 처음이다.

일단 민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옹호보다는 검증에 무게를 두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 출연해 "역시 걱정스럽기는 하다"면서 "당은 옹호보다는 검증에 무게를 두고 청문회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달 31일 이 후보자가 바른정당 의원이던 2017년 인턴 직원을 질책하는 통화 녹취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언론 기사를 해당 직원이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너 대한민국 말 못 알아들어" "너 아이큐 한자리야"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입이라고 그렇게 터졌다고 네 마음대로 지껄이고 떠들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그런 일이 있었다면 상처를 받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깊이 반성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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