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하루 탄도미사일을 두 번 발사했다. 전날 미상 발사체를 발사한 데 이어 연이틀 세 차례나 이례적인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긍정적 해석'을 차단하고 '대남 적대 정책' 기조를 고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이날 오전 8시50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합참에 의해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240km를 비행했다. 정확한 제원은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이 이틀 사이 미사일을 세 번 발사한 건 이례적이다. 전날 오전 평양 일대에서 북한이 쏜 발사체는 초기 이상으로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사는 전날 실패에 따른 후속 시험 성격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량을 위한 '탄소섬유복합재료 대출력 고체발동기 지상분출 시험'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발사는 이 엔진의 실험을 위한 차원으로도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동 전쟁 등 대외 정세의 혼란 속에서 정책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미사일 발사를 통해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를 활용해 자신들의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불가역적으로 만들고자 하고 있다"며 "현대전의 양상에 맞는 '첨단 무기 체계의 부단한 갱신'과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6일 김여정 부장의 담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반응을 의식해 후속 시험 발사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김 부장의 담화에서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이끌어낸 우리 정부의 해석을 차단하고 남북간 적대 관계를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전날 밤 장금철 북한 외무상 제1부상 겸 노동당 10국장의 담화에서 "청와대를 포함한 한국 내 각계의 분석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멍청한 바보들의 '희망섞인 해몽'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임 교수는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이 자신들에 있음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며 "한국 정권의 성격 변화와 관계없이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영구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남 관계가 대결모드에서 관리모드로 급전환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더욱이 중동 사태가 미국-이란 간 휴전 협상으로 진행으로 급변함에 따라 불확실한 대외 정세를 어떻게 관리할지 북한 내부에서도 고민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청와대는 장 국장의 비판적 담화에 대해 "비난과 모욕적 언사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을 향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며, 북측도 호응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