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개천절 연휴 기간 20개에 가까운 X(엑스) 글을 올리며 폭풍 SNS(소셜미디어) 활동을 이어갔다. 여권 강경파가 반발하는 검찰개혁 문제와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부동산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등 대국민 직접 소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5일 오후 5시 기준 이날 하루 10개의 SNS 글을 올리는 등 지난 3~5일 연휴 기간 중 18건의 글을 X에 게시했다. 하루 평균 6건의 꼴이다. 지난 8월 한 달 간 40개 미만의 글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SNS 활동을 부쩍 다시 늘린 셈이다.
이 대통령의 게시글은 국정 홍보부터 주요 정책에 대한 오해를 정면 반박하는 내용까지 광범위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검찰개혁 이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의 인사청문요청찬을 국회에 송부하는 등 임명 절차 재개했다. 그런데도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직접 설득과 반박에 나선 것이다. 3일 동안 관련 X 글을 네 차례 올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개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하는 것이지 누군가의 정치적 성과와 환호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개혁은 목표이어야지 선명함을 드러내고 주목을 받고 누군가를 공격하는 수단이어서는 안 된다"고 썼다. 같은 날 또 다른 글에선 "좌든 우든 전방이든 후방이든 어디서나 무책임한 극단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책임지지 못할 과격한 주장, 근거없는 선동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 개혁성과를 독차지하겠다는 이기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대표적인 강경파인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을 직격하는 글을 게시했다. 추 지사는 "검찰개혁이 드디어 구부 능선을 넘으리라 기대한 때에 도리어 등 뒤에서 다시 총알이 날아와 이런 것을 구구절절 되짚어야 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다"며 "내가 바보다"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 지사가 글을 올린 이후 다시 X에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특정 개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설마 그러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만의 하나라도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다. 추 지사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지난 4일 X에 "거짓에 기초해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극단주의자(일면 무극파)들의 선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쓴 것을 두고는 여권 내 강경파와 직접 전면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4시간 이상 만찬 회동을 하면서 여권 통합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이와는 별개로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판단되는 주장들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정면 돌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던 부동산 문제도 수차례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관련 글만 세 차례 게시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초과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중산층용 공공장기임대 주택도 조기에 대량공급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약속을 반드시지킬 것"이라고 했다. 또 "신임 국토부장관과 LH공사에 집 못지어 미친 것처럼 국가 명운을 걸고 조기 대량 공급에 매진하도록 지시했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세제 정상화, 대출 조정, 공급확대, 행정기관·공기업과 기업들의 지방이전 등을 통해 집값은 반드시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국정·정책 홍보 글도 SNS를 채웠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글을 공유한 뒤 "송 장관님, 잘하고 계신다"며 "농지전수조사는 그냥 조사일 뿐 정상적으로 농지를 보유한 분들은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농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송 장관 등이 정책 취지 등 설명에 나섰고 이 대통령이 이를 지원 사격한 것이다.
중동 전쟁과 관련해 "세계 최저수준으로 대한민국 유가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법에 따라 정유사들의 정제유 공급가와 공급량을 통제하고 정유사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라고도 썼다. 그러면서 "정부정책에 적극협조하고 있는 정유사와 주유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폭풍 트윗을 두고는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나온다. 먼저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X에 "여러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며 "모든 언론 기득권자들이 저를 고립시키고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사실로 음해하며 공격할 때 저와 국민들을 연결해 진실을 알리고 저를 살려준 것도,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것도 SNS"라고 적었다.
특히 "앞으로 기자회견이든 토론회든 현장 방문이든 루즈벨트식 노변정담이든 유튜브 생방송이든 더욱 국민들께 가까이 다가가 공감하고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대국민 직접 소통으로 바닥을 다진 국정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SNS를 즐겨 쓰는 해외 정상들의 소통법이 이 대통령의 폭풍 트윗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외에 이 대통령이 최근 국빈방문한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도 활발한 SNS 활동으로 유명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70% 수준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던 것도 국민들에게 더 많이,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점"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가 정책은 물론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적극적으로 알릴 기회를 더 많이 마련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