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는 현행 병역특례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돼 계류 중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병역특례 제도를 다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대체복무 분야에 따라 해법이 갈린다. 요컨대, 예술·체육 분야에선 병역 혜택을 축소하거나 복무 책임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산업·연구 분야에선 비수도권 인력난과 국가 경쟁력을 이유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많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병역특례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로 방탄소년단(BTS) 등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체육요원 편입 논쟁이 꼽힌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BTS 멤버들의 입대를 앞두고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병역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다.
그러나 병역의 공정성과 기존 순수예술·체육 분야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이후 2022년 BTS가 맏형 진(김석진)의 입대를 시작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도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22대 국회에선 병역특례 혜택에 상응하는 책임을 강화하자는 법안이 나왔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예술·체육요원이 의무복무 기간 얻은 소득 일부를 기여금으로 내도록 하는 '예술·체육 병역특례 기여금 3법'을 대표발의했다. 월 소득 5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일정 비율의 기여금을 부과해 군인복지기금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제도를 폐지하기보다 본업을 이어가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혜택에 걸맞은 책임을 부과하자는 취지다.
반면 산업·연구 분야에서는 병역특례 활용 범위를 넓히자는 입법안이 나왔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비수도권 대기업 사업장을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인원 배정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비수도권 기업의 전문인력 부족을 병역제도를 통해 완화하고 연구개발 인력의 수도권 집중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축구 대표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예술·체육요원 제도의 기준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병역특례 대상과 기준을 단계적으로 줄여가는 점진적 개편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인구절벽으로 병력자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의 성과만으로 병역 부담을 달리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BTS도 전 세계에 대한민국과 우리 문화를 알렸지만 멤버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했다"며 아시아 지역 축구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이유로 병역의무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지금도 공정한 기준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특례 대상 대회와 종목을 재설정하고 단 한 번의 입상보다 국제대회 누적 성적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같은 당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종목별 경쟁 수준과 국제적 위상 등을 종합해 기준을 재설계하고, 제도를 유지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복무와 공적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혜택을 유지하더라도 복무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문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요원의 복무규정 위반은 42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무허가 광고·후원 활동 등 사전 승인 없는 겸직이 22건이었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논란과 관련해 보충역 감면·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병역자원 감소와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제도 전반을 손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