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기획예산처 국정감사= 김남준(민), 김영환(민), 김태년(민), 문진석(민), 안도걸(민), 오기형(민), 윤후덕(민), 이광재(민), 정성호(민), 정태호(민), 김상훈(국), 박수영(국), 배준영(국), 안상훈(국), 윤영석(국), 이종욱(국), 임이자(국), 이준석(개), 이춘석(무), 조승래(민·위원장),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기획예산처 국정감사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둘러싼 여야 간 난타전과 치열한 정책 논쟁의 장이었다. 기금 신설의 타당성과 교육교부금 개편을 놓고 거센 공방이 이어졌지만, 세부 사업 검증과 지역·신산업을 아우르는 여러 정책 대안도 빛을 발했다.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금 신설을 둘러싼 소모적 찬반 논쟁에서 벗어나, 청년 사업의 부실한 성과지표와 사법부 예산 관행을 정조준했다. 미래대응기금은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단번에 쓰지 않고 적립,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신설을 추진하는 기금이다.
김 의원은 "내년도 미래대응기금 청년계정 22개 사업에 약 13조원이 편성됐는데, 신규 10개 사업 중 '우리 아이 자립펀드'와 '청년 기회자금' 2개 사업은 평가를 위한 성과지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은 지난 8월 말 대법관들에게 법령 근거 없이 월평균 200만원씩 지급된 격려금을 적발해 주의 처분을 내렸음에도, 내년도 관련 예산이 오히려 3억원 증액된 점을 문제제기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으로부터 시인과 후속 대책을 이끌어냈다. 박 장관은 성과지표 누락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세부 지표를 상세히 제출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했고, 대법원 예산과 관련해선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지침상 법령 근거가 없는 부적절한 집행"이라며 국회 심사 단계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맞물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두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정부는 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지방재정 배분 구조를 손질하기로 했다. 지방교부세의 경우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 규모(모수)를 조정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던 구조에서 경상성장률·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하는 산식이 적용된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박 장관을 향해 "업무보고에 '이해관계자 소통 확대'와 '지방 우대 원칙'을 명시했는데 그런 정신을 살려달라"며 정부와 교육 현장 간 불통을 지적했다. 배 의원의 이러한 문제제기에 참고인인 김태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사무처장은 "정부와 협의를 한 적은 없었다"며 교부금 개편안과 기금 신설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교육재정의 비효율을 지적하며 기금 신설에 힘을 보탰다. 그는 "교육재정에서 교사 인건비가 70%가량을 차지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초·중등 1인당 공교육비가 최고 수준인데, 재정을 효율적으로 잘 쓰고 있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참고인 김학수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장기 인력 수급계획이 없어 전국 400여 개 학교는 학생 수보다 교직원 수가 더 많은 실정"이라며 현 교육재정을 비판적으로 진단했다.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신경전도 거셌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기금에 162조원 중 104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적립하면서 국채를 106조원이나 발행하는 것은 빚을 내서 적립하는 구조"라고 했다. 또 기획처 실무자가 언론에 '청와대에서 쌈짓돈 표현에 경기를 일으키니 받아쓰지 말아 달라'고 보도 통제를 시도했다는 제보도 공유했다.
과거 기획처 출신인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재정기조를 "닥치고 확장재정"으로 규정하며 해외 사례를 들었다. 그는"반도체 호황으로 돈벼락을 맞은 대만은 채무부터 갚아 국가채무비율을 20%대로 낮췄는데, 우리는 초과세수가 터졌음에도 왜 104조원을 여유재원으로 쥐고 채무 상환은 고작 12조5000억원(8%)만 하느냐"고 거듭 추궁했다.
이에 문진석·안도걸·정성호 민주당 의원 등은 기금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맞섰다. 이날 국감은 시작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미래대응기금 철회' 등 피켓을 노트북 앞에 내걸면서 여야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이러한 난타전을 관통하는 정책 구상도 제시됐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부산·울산·경남은 국가 제조업의 20%, 조선 80%, 우주항공 62%, 방산 58%가 집적된 핵심 기지"라며 "피지컬 AI(인공지능)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융과 산업을 묶어주는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장관은 "동남권 투자공사는 추진 중으로 알고 있고, 관계당국과 점검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