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 이어 순항미사일 집속탄 선봬…발화자 달리해 '수위 조절'

조성준 기자
2026.11.03 15:47

[the300]
이틀 간격 시험에 '중형' 탄두 등장…핵·재래식 확대
김정은, 김여정 분야별 담화 분담…수위조절 해석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당 창건 기념일(10일) 81주년을 맞아 제2경제위원회의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이 지난 11일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딸 주애와 개관식에 참석해 "강위력한 주체병기들은 독보적인 발전과 진화의 노정을 경과하며 더욱 줄기차게 개발·완성될 것"이라며 국방력 강화를 지속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북한이 이틀 간격으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탑재하는 집속탄두를 시험하며 재래식 타격능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사분계선(MDL) 기준선 일치화를 위한 우리 군의 회담 제안에는 응하지 않은 채 군사력 증강 성과를 과시하며 한반도 긴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탄도 이어 순항미사일까지…집속탄두 적용 확대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이 분석한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산포전투부(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과 수직타격비행특성시험에서의 미사일 타격 장면./제공=KODEF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일 미사일총국이 전날 전략순항미사일 산포전투부(집속탄두) 위력평가시험과 수직타격비행특성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시험은 김정식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지도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에 장착한 '중형산포전투부'로 5~6정보(약 5만~6만㎡)의 표적구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축구장 약 7~8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지난달 31일에는 전술탄도미사일에 '표준2형' 집속탄두를 탑재해 12~13정보(약 12만~13만㎡)를 타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집속탄두는 한 탄두에 담긴 여러 개의 자탄을 넓은 지역에 흩뿌려 타격하는 무기다. 비행장과 방공포대, 레이더 등 광범위하게 분산된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도 불린다.

북한이 집속탄두를 탄도미사일에 이어 순항미사일에도 적용하면서 타격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항미사일은 2023년 전술핵탄두 탑재 수단으로 제시된 '화살' 계열로 추정된다. 핵탄두 운반 수단을 재래식 광역 타격에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등장한 '중형'이라는 명칭은 탄두를 종류와 크기에 따라 계열화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북한은 앞서 올해 안에 여러 유형의 집속탄두를 부대별 작전 목적에 맞게 운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직타격도 과시…군사력 증강 속 대외 메시지 조절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에 참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딸 김주애와 부인 리설주도 함께했다. 또 초정밀 600mm 대구경 방사포 전투 사격도 실시됐다. (사진=조선중앙 TV 캡처) 2026.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은 이번 시험에서 순항미사일의 종말 단계 기동 특성을 개선해 "수직타격능력을 완성했다"고도 주장했다. 저고도로 접근한 순항미사일이 표적 인근에서 상승한 뒤 급강하하는 방식으로, 터널 입구나 포병진지 등 수평 방향에서 공격하기 어려운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지난달 31일 집속탄두 시험에 사용한 표적섬에서 이번 시험도 진행된 것으로 추정했다. KODEF는 표적섬의 구조물들이 한국군 지하시설의 터널 입구와 탄약고 등을 모사한 것으로 보고 수직타격으로 이들 시설을 노리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탄도·순항미사일은 비행 고도와 경로가 달라 함께 운용될 경우 한미 방공망의 탐지·요격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이번 시험을 특정 현안에 대한 즉각적 대응보다는 국방력 발전계획에 따라 준비해온 무기 개발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 기간에 연이어 시험을 공개한 것은 대외 과시 효과를 고려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군사력 증강을 이어가면서도 대외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두 차례 집속탄두 시험에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김정식 제1부부장이 시험을 지도하는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날 미국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해킹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미국의 해킹 배후 지목을 정치적 도발로 규정하며 반발한 것이다. 군사력 증강은 지속하면서 대미 정치적 메시지는 별도로 발신하는 방식으로 대외 정세를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형·전략 과시는 김정은, 탄두·기술 실험은 김정식, 대미·대남 정치메시지는 김여정이라는 역할 분담으로 능력 개발은 이어가되 대외 파장은 낮추면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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