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에 간 사시존치…'사시폐지 위헌'주장 인정될까

송민경 (변호사), 유동주 기자
2016.08.04 16:57

[the L리포트][헌재 난제 사시폐지·변시횟수제한]① 사시 수험생들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침해"…법전문가들 "합헌 예상"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016년 6월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뉴스1.
사법시험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회원들이 5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사시존치 법안상정 촉구집회'에서 법전을 태우는 분서갱유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른바 김영란법(청탁방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려 최근 주목을 받게 된 헌법재판소(헌재). 헌재에는 사법시험(사시) 존치를 주장하는 이들이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여부를 밝혀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이 청구된 상태다.

내년 마지막 사시 2차시험을 끝으로 완전 폐지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헌재의 판단은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법에 대해 위헌인지 합헌인지 판단을 하는 기관으로 위헌 판단을 내리게 되면 해당 법률은 바로 효력이 정지된다. 이에 사시 폐지 관련 헌재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 법조계의 관심이 높다.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사시 수험생 등은 여러차례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유사한 취지로 심판 청구된 건수가 총 4건으로 헌재 심리중에 있다.

◇헌재 2012년 "로스쿨로 변호사시험 응시자격 한정…직업선택자유 침해 아냐"

이들의 주된 논리는 사시 폐지를 규정하고 있는 변호사시험법 부칙이 헌법에 명시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사시를 통해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통해서는 변호사가 될 수 없는 사람이 많다는 로스쿨 금수저론과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등록금이 비싼 로스쿨을 통과해 변호사가 돼야 하는 로스쿨 체제보다는 사시를 통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존 제도가 낫다고 주장한다.

위헌심판 청구 대상 조항은 다르지만 지난 2012년 4월 24일 헌재는 변호사시험법 제5조 제1항 등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에 관한 위헌심판에서 기각결정을 내렸다.(2009헌마608,2010헌마248, 2011헌마263, 2012헌마31 병합)

당시 청구인들은 법대 재학생·졸업생 등으로 로스쿨 석사학위 취득자만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직업선택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청구대상이 된 조항은 제5조(변시 응시자격)와 부칙(사시 폐지)으로 서로 다르지만 주장 요지는 현재 심리중인 사안과 같은 셈이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기각결정을 내리며 로스쿨도입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전문법조인 양성, 법학교육 정상화, 사시낭인 방지 등의 목적달성을 위한 로스쿨 도입과 그에 따른 응시자격제한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심리중인 4건에 대한 판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헌재, 로스쿨 문제점 언급여부도 주목돼

다만 2012년 결정이후 로스쿨 운영상 문제점 등이 계속 지적돼 왔기 때문에 이에 대해 헌재도 새로운 견해를 가졌을 것이라 보는 이들도 있다. 최소한 로스쿨이 도입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리란 기대다. 이 경우 헌재가 어느 정도로 로스쿨 운영상 문제점을 지적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질 수 있다. 이는 이후 국회 등의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 과정에서 참고사항이나 일종의 권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올해 서울대학교 특강에서 "로스쿨과 사시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법조인 양성 시스템이 국가발전과 합치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답을 구해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특강에서 사시존치와 관련한 헌법소원에 대해 견해를 묻는 질문에 '사견'을 전제로 원론적 답변을 한 것이다.

◇"사시 폐지 위헌나기는 어려워…국회 판단으로 넘길 가능성도"

법조계는 헌재의 사시폐지 관련 결정에 대해 대체로 위헌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이미 로스쿨 개원후로 8년간 운영되며 정착단계에 있고 사시 폐지가 예정된 지 오래이므로 청구인 등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강정규 변호사는 "변호사시험법 도입 후 장기간 유예기간을 두었고, 방송통신대학·독학사 등 우회로가 있다는 점에서 위헌이 아니라 합헌으로 판결될 것"이라며 "아마도 헌재에서는 국회에서 입법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희봉 변호사(법률사무소 은율)는 "사시 폐지는 변호사시험법 입법 당시부터 예견되어 있던 것이고 변호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시 폐지가 오래 전부터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직업선택의 자유나 평등권 침해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동구 변호사(법무법인 참)는 "사시는 다른 대체 수단이 생겨서 폐지하는 것이고 로스쿨 입학과 변시 응시에 다른 법적인 제한도 없기 때문에 사시 폐지 조항은 합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17년 사시폐지가 예정돼 있으므로 헌재 결정은 올해 중 나올 것"이라 전망했다.

사시 폐지는 법학전문대학원 설립과 동시에 법률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법조인 선발과 육성에 관한 것은 정책사항으로 입법자의 재량이 큰 영역이다. 이 때문에 위헌으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의견과 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양성제도의 순기능이 이제 막 발현되고 있기 때문에 로스쿨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라도 사시 폐지 조항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헌재의 결정은 국회의 사시폐지 관련 입법여부와도 관련이 있다. 만약 국회가 발의된 사시존치 법안을 통과시키면 헌재는 판단 대상이 없어지는 셈이므로 고민거리를 덜 수 있다. 하지만 사시존치 법안 통과 가능성 희박하기 때문에 사실상 헌재가 단독으로 사시 폐지의 합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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