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검, 코로나19 중대 고비 "압수수색 최소화·전신보호복 갖춰라"

김태은 기자
2020.03.03 15:19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차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검찰이 당분간 압수수색을 최소화하되 불가피할 경우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도록 보호장비를 반드시 갖추라는 방침을 일선 검찰청에 전달했다. 압수수색 현장에서 수사 참여자들이 감염에 노출되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앞서 코로나19 확산 책임과 관련해 검찰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바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 기조에 따라 강제수사 여부 역시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방호복 확보 안된 검찰청…코로나 감염으로 내모는 압수수색

3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은 이날 일선 검찰청에 코로나19 수사 유의사항을 담은 업무연락을 전달했다. 당분간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압수수색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압수수색을 하게 될 때에는 'kf94' 동급 이상의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확진자 접촉 가능성이 많은 장소에서는 마스크와 장갑 외에 전신 보호복 및 고글도 착용토록 하도록 지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대검은 각급 검찰청에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돌입할 시 반드시 대검과 사전 협의하도록 하는 코로나19 수사 유의사항을 담은 업무연락 각급 검찰청에 전달한 바 있다. 대검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으로부터 신천지 신도 명단 확보 등에 대한 강제수사보다 방역 행정 지원에 우선 순위를 둬달라는 요청을 받은 후 이같은 코로나19 수사 유의사항을 일선 검찰청과 공유한 후 강제수사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최소화 지시 역시 신천지 관련 강제수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전달된 지침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방역당국과 긴밀한 협의에 따라 지난달 28일 강제수사 관련 업무연락을 전달한 바 있고 압수수색이 필요할 경우 현장 관계자들이 감염 노출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추가로 업무연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일선 수사 현장에서는 방호복 등 감염을 막아줄 보호장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방호복을 확보한 검찰청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나갈 때 '반드시 방호복 등을 착용하고 압수수색에 나서라'는 업무연락이 현실성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지방의 검찰 간부는 "현장에 나갈 일이 없는 사람들의 탁상공론아닌가 싶다"며 "실제 수사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지 모르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행방이 묘연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이만희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두 차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며 사과했다.회견을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고, 총 3개의 질문만 받고 퇴장해 취재진의 원성을 샀다.한편, 이만희 총회장의 손목에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시절에 제작된 시계가 포착돼 화제가 됐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 강제수사 되뇌는 정치권

그럼에도 신천지 관련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신천지 지도부들을 살이죄 등으로 검찰 고발하고 검찰에게 이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는 김용민 남양주병 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신천지)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법무부장관도 수사를 지시했는데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여권 지방자치단체장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지난 1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지자체의 신천지 통제가 어렵다고 호소하며 "공세적으로 사법체계가 개입해야 코로나 사태를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페이스북에 캡처해 공유하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검찰에 압수수색 지시를 한 배경에 대해 "일반적 지시를 한 것"이라며 "지금 문제는 지역 확산을 막는 것이고 14일 잠복기 내에 총력전을 전격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인해 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강제수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신천지 교단의 방역당국 협조에 차질이 있었다는 근거가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신천지 측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