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대학생 김모씨(23)가 3일 오전 김씨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 뒤 QR체크인(전자출입명부)을 하자 좁은 카페에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씨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미접종자다. 소리를 듣는 순간 왠지 죄인이 된 것 같은 생각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김씨는 "앞에 손님들과 달리 혼자 큰 벨소리가 나니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며 "이전에도 미접종자라는 표시가 뜨면 직원들한테 눈치가 보였는데 오늘은 카운터 앞에 앉아 있던 손님들도 날 쳐다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김씨는 "범죄자는 아니지만 위축될 수밖에 없다"라며 "혼자서 식당, 카페를 방문하는 것조차 어렵게 만드는 조치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적용되는 첫날인 3일 서울 시내 식당과 카페 곳곳에선 '딩동' 소리가 울렸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6개월 지난 사람들과 2차 백신 접종 후 14일이 경과되지 않은 사람이 QR체크인을 할 경우 나는 소리다.
미접종자나 방역패스 기간 만료자들은 "공개 망신을 주는 것이냐"며 정부 정책에 불만들 드러냈다. 자영업자들도 정부가 지침을 수시로 바꾸면서 현장에서 이를 이행해야할 자영업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장모씨(43)는 "첫 손님을 맞았을 때 '접종완료자입니다'라는 소리가 생각보다 크게 나 손님도 나도 깜짝 놀랐다"며 "(기분 나빠하는 손님들에게)바뀐 지침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 자영업자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준비 미흡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관악구의 한 중식당은 점심시간을 앞두고 애플리케이션(앱) 업데이트를 하려다 오류가 발생해 직원들이 진땀을 뺐다. 이날 오전 11시20분 이 식당에선 직원이 QR체크인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를 하려고 하자 '서버와의 연결을 설정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만 반복해 떴다.
직원 강모씨는 초조한 얼굴로 "이거 안 하면 손님을 못 받는데 어떡하냐"며 "(계도기간이라) 우선 수기로 작성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점주들도 출입자 확인용 앱을 업데이트 해야 방역패스가 유효하지 않은 손님이 체크인을 할 때 '딩동'소리가 나는데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대학생 임모씨(26)도 이날 점심시간 방문한 식당에서 '딩동' 소리를 들었다. 임씨는 주변에서 부작용 사례를 듣고 걱정돼 백신을 맞지 않고 있다. 임씨는 "소리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미접종자들의 반발과 관련해 "방역패스가 미접종자가 타인을 감염시킬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기보다는 미접종자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은 일주일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이에 따라 지침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오는 10일부터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