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냐" 냄새 진동하는데...지하철 안에서 '라면' 먹은 학생들

윤혜주 기자
2026.01.30 08:01
사진=SNS 갈무리

최근 지하철 안에서 당당히 컵라면을 먹는 승객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이처럼 지하철 내 취식 관련 민원은 연간 1000건에 달할 만큼 고질적인 문제지만 정작 이를 금지하거나 처벌할 법적 근거는 전무한 실정이다.

30일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승객이 지하철 객실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 학생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승객 A씨는 "얼마나 바쁘길래, (라면)들고 타는 게 맞는 거냐. 폰도 봐야하고 라면도 먹어야하고"라며 불만을 표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7일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발생한 일로, 당시 객실 안에서 라면 냄새가 진동했다고 한다. 영상 속 인물은 한손으로는 휴대전화 영상을 보고 다른 손으로는 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손가락 사이에 위태롭게 끼워진 컵라면 용기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열차 내부에서 한 승객이 포장해온 보쌈을 좌석에 앉아 먹는 사진이 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승객은 주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식사를 이어갔으며 심지어 김치 등 음식물을 열차 바닥에 흘리기도 했다.

사진=SNS 갈무리

서울교통공사가 윤영희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2021년 1009건 △2022년 620건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 △2025년 9월까지 828건으로 집계됐다.

주요 민원대상이 된 음식은 김밥, 김치, 순대 등 냄새가 강한 음식부터 뜨거운 컵라면, 감자튀김, 만두, 오징어, 캔맥주, 도시락 등 다양했다. 음식뿐 아니라 열차 내에서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을 마시는 소란 행위로 피해를 봤다는 민원도 다수 있었다.

서울시는 2018년 시내버스 내 음식물·음료 섭취를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했으며, 현재 제도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윤 의원은 "버스 내 음식물 취식 금지 조례도 처음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며 "지하철 역시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 금지를 제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4조 제1항5호에 따르면 '불결하거나 악취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은 열차 내 반입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취식금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다.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강력한 제재를 시행 중이다. 싱가포르는 지하철 내 음식물 섭취 시 최대 500싱가포르달러(약 57만원), 홍콩은 2000홍콩달러(약 36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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